삼성 고개 넘었더니 카카오 늪…파업 가시권 속 27일 분수령
카카오 법인 5곳 '파업 찬성' 가결…본사 쟁의권 확보 관건
반도체 이어 IT업계까지…파업 현실화 우려에 정부도 강경 대응
-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성과급 등 보상 구조를 놓고 노사 줄다리기 중인 카카오(035720) 그룹이 창사 이래 첫 공동 파업 위기에 처했다.
오는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여는 카카오 노사 2차 조정회의 결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차 조정마저 결렬되면 카카오를 포함한 법인 5곳은 모두 쟁의권을 얻고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에서 촉발된 노사 갈등은 최근 정보기술(IT) 업계까지 번지며 '줄파업' 우려를 현실화하고 있다.
21일 전국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에 따르면 카카오와 카카오페이(377300)·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조합원들이 전날 진행한 파업 찬반 투표는 모두 찬성으로 가결됐다.
박성의 카카오지회 부지회장은 "카카오와 계열사 등 5개 법인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모두 찬성으로 가결됐다"며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향후 투쟁 계획은 추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투표로 카카오를 제외한 계열사 4곳은 바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이들 법인은 임금협약 교섭 결렬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으나 1차 조정회의에서 모두 조정이 중지되면서 쟁의권을 확보했다.
카카오 노사는 지난 18일 진행한 1차 조정회의에서 장기간 대치 끝에 조정기일을 27일로 연장했다. 만약 2차 조정이 결렬되면 카카오 본사 역시 쟁의권을 얻고, 이번 조합원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즉각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27일 조정 결과에 따라 카카오를 포함한 법인 5곳이 모두 파업을 선언할 경우, 각 법인의 사상 첫 파업과 동시에 창사 이래 첫 공동 파업이 된다. 노조는 27일 2차 조정회의 전까지 사측과 만나 의견을 조율할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카카오 관계자는 "18일 노사가 조정 기한을 연장하기로 합의한 만큼, 남은 기간 동안 회사는 원만한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업의 단초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성과급 공유 주장이다. 삼성전자(005930)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하는 연동형 성과급 제도화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장기간 대립해 왔다.
지난 20일엔 노사 협상 결렬로 총파업 강행을 선언하는 등 파국으로 치달았으나, 이날 밤 극적으로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며 급한 불을 끈 상태다.
삼성전자에서 시작된 노사갈등 불씨가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자 정부는 노조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 메시지를 내고 있다. 노조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사업 운영에 차질이 생길 뿐 아니라, 노동계 전반에 임금과 성과급 협상의 새 기준점이 생겨 혼란을 가중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일부 노동조합이 단결권과 단체 행동권을 통해 단체 교섭을 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좋은데, 그것도 적정한 선이 있지 않나 싶다"며 날을 세웠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되지만, 같은 날 파업 투표 가결 소식을 전한 카카오 노조 역시 압박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카카오 노사는 임금협약 교섭 과정에서 성과급 등 보상 구조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요구한 성과급이 지난해 별도 기준 카카오 영업이익의 13~15%에 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노조는 영업이익의 비중으로 성과급을 요구한 적이 없으며 교섭 과정에서 회사가 제안한 여러 안 중 영업이익의 10%에 달하는 성과급이 포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노조는 잇단 계열사 매각에 따른 고용 불안정과 경영진 중심의 불균형한 성과 보상 등을 교섭 결렬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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