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이익 목적' 판단은 어떻게?…가짜뉴스 자율규제 뜯어보니
카톡 등 사적 메시징 서비스는 제외…딥페이크·짜깁기 규제 대상
사전 인지·부당 목적 객관적 판단 한계…플랫폼 환경 개선 의견도
-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네이버(035420)·카카오(035720)·AXZ 등 국내 플랫폼사가 참여하는 민간 자율규제 기구가 두 달 뒤 시행되는 이른바 '가짜뉴스 처벌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발맞춰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 판단 기준과 규제 정책을 마련했다. 악의적 정보 유포는 막되 표현의 자유와 사적 영역 침해를 최소화하고자 카카오톡 등 메시징 서비스는 대상에서 제외한다.
법률상 모호한 허위조작정보 성립 요건도 구체화했다. 다만 작성자나 유포자의 악의적인 목적과 사전 인지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26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따르면 기구는 허위조작정보 자율규제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했다.
이는 7월 7일 시행 예정인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따른 조치다. 개정안은 최근 3개월간 일평균이용자수(DAU)가 100만 명 이상인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하여금 허위조작정보 유포를 막기 위한 자율정책을 마련하도록 규정한다.
KISO가 내놓은 가이드라인은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의 조화 △허위조작정보 유포 피해 최소화 △대응과 조치의 투명성 △조치와 피해 심각성 비례와 판단의 객관성 등 4가지 기본 원칙으로 운영된다.
합리적인 비판이나 의견 표명은 부당하게 제한하지 않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골자다. 허위조작정보 대응·조치의 기준과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치는 객관적 판단 아래 침해의 심각성에 비례하게 적용한다.
특히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보장하는 원칙에 따라 카카오톡·이메일 등 메시징 서비스에는 가이드라인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설사 악의적인 불법 정보가 유포된다고 하더라도 개인적인 대화형 서비스가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 헌법상 통신비밀 침해나 검열 등 위헌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허위조작정보 성립 요건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다만 풍자나 패러디는 제외한다.
우선 허위조작정보 유통 주체는 법률상 '누구든지'로, 자연인에 한정하지 않고 법인과 단체까지 아우른다. 정보의 최초 생산자뿐 아니라 단순 유포자도 포함될 수 있다.
이 같은 전제 아래 KISO는 △허위·조작 여부 △사전 인식 여부 △부당 이익 목적 △침해 결과 발생 등 4가지 요건으로 허위조작정보를 판단한다.
허위정보는 단순 사실 오류가 아니라, 정보의 핵심 내용이나 이용자의 판단에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의견·가치판단·추정보다는 수치·통계·공식 기록처럼 팩트체크가 가능한 영역인지를 고려한다.
조작정보 역시 단순한 정보 변형이 아닌, 이용자가 객관적 사실로 오인하게끔 왜곡된 정보를 가리킨다. 딥페이크나 인공지능(AI) 합성 등으로 원본을 훼손했거나 시공간 재배치·부분 편집처럼 맥락을 의도적으로 재조합한 경우가 해당한다.
이 같은 허위 또는 조작 정보임을 알고도 손해를 끼치거나 부당 이익을 얻을 의도로 유포하면 규제 대상이 된다. 여기서 '부당 이익'은 경제적 이익으로 제한하지 않고 타인의 인격권·재산권과 공공의 이익을 포괄한다.
침해 결과 발생을 입증하려면 자연인·법인·단체 등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어야 한다. 명예훼손과 재산피해를 넘어 인격표지영리권(퍼블리시티권), 선거·경제·행정·재난 등 공공 부문의 이익 침해도 해당한다.
악의적이고 조직적인 허위조작정보 유포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데에는 플랫폼 업계의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이 규정한 일부 세부조항을 현실적으로 이행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병일 디지털정의 네트워크 대표는 "허위정보 여부 확인은 사실과의 대조를 통해 가능하지만, 정보 게시자가 허위조작 여부를 사전에 인지했는지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의도가 있었는지는 제3자가 판단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오 대표는 "가이드라인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플랫폼 차원의 정보 팩트체크 기능을 강화하고, 허위조작정보가 쉽게 유통되는 플랫폼 환경과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이드라인은 신고와 조치 절차도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신고자는 허위조작정보라고 판단한 정보의 인터넷주소(URL) 등 구체적인 위치나 허위조작정보임을 입증할 객관적 근거 자료 등을 제출해야 한다.
최근 1년간 명백한 근거가 없거나 허위로 판단된 신고를 반복하거나, 정치 또는 경제적 이익 등 부당한 목적으로 조직적 신고를 주도할 경우 6개월 내에서 신고 접수를 제한한다.
KISO는 향후 전문가 심의를 위한 '허위조작정보심의특별위원회'를 설치해 판단이 어려운 사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지금의 가이드라인 초안은 업계 안팎의 의견을 반영해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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