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지연…사옥 성능검증 연일 연기

네이버 휴머노이드 '7월·11월·연내' 사옥 배치 예고 못지켜
휴머노이드 후발주자 현대차는 CES 로봇 공개로 '훨훨'

네이버가 지난해 11월 단(DAN)25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미니노이드 영상/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네이버(035420)와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랩스가 예고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먼저 휴머노이드 개발에 나섰던 네이버의 로봇 역량을 두고 우려가 커진다.

12일 IT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로 예정됐던 네이버의 휴머노이드 로봇 '미니노이드'의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 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로봇은 네이버가 지난 2019년부터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MIT) 김상배 교수팀과 손잡고 개발한 로봇이다. 하드웨어는 MIT가, 제어 알고리즘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 연구팀이 담당했다. 이 로봇은 네이버 로봇 클라우드 '아크'(ARC)와 웹 기반 로봇 운영체제(OS) '아크 마인드'를 연동해 구동된다.

현재 네이버는 카이스트와 함께 보행 알고리즘도 공동연구 중이다.

앞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지난해 11월 6일 열린 팀네이버의 통합 콘퍼런스 '단25'(DAN25)에서 "네이버랩스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준비하고 있다"며 "1m 크기의 귀여운 로봇이 네이버 사옥에서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걸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네이버는 1784 사옥에서 100여 대의 로봇을 상시 운용하며 테스트베드로 활용 중이다. 김 대표는 11월 중 성능 검증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셈이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뉴스1

이날 네이버는 미니노이드 로봇이 러닝머신 위에서 걷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공개했으나 로봇의 실물은 공개하지 못했다.

김 대표뿐 아니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도 지난해 10월 미니노이드의 존재를 공개하며 "올해 말부터 네이버 1784 건물 안에서 로봇이 돌아다닐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의 휴머노이드 로봇 일정이 밀린 건 처음이 아니다. 당초 네이버는 미니노이드의 성능검증을 지난 7월 중 진행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때 연기된 성능검증은 해가 바뀔 때까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미니노이드의 경우 1784 내부에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 말 정도에는 다른 로봇이 사옥에서 배달 서비스를 하는 것처럼 미니노이드도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국내 IT업계에서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나섰던만큼, 개발이 지연되는 상황에 업계에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보다 늦게 출발한 국내 기업들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005380)그룹은 올해 CES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선보여 돌풍을 일으켰다. 해당 로봇은 올해 CES 2026 최고의 로봇으로 선정됐다. 현대차의 주가도 지난 7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3.80% 오른 35만 500원으로 마감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제품이 손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현대차가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건 지난 2020년 말이다. 인수 금액은 약 1조 57억 원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의 휴머노이드 개발보다 더 늦은 시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지난 2022년 북미 중고거래 플랫폼 포시마크를 2조 원이 넘는 돈을 주고 인수한 만큼, 네이버가 투자역량이 떨어진다고 생각되진 않는다"면서도 "네이버 내부적으로도 네이버랩스의 개발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은 상황에서 네이버의 피지컬AI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꼬집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