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실패 전가 말라"… LG헬로비전 노조 창사 첫 파업
LGU+ 투자 약속·본사 이전·임금 교섭 문제 등 노사 갈등 격화
LG헬로비전 "경영정상화 노력 중…노사 간 대화할 것"
-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LG헬로비전 노동자들이 17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임금협상 결렬과 본사 이전 추진, 희망퇴직 강행 등 회사의 조치가 "경영 실패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상암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열린 '2025 임단투 결의대회'에는 30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의 조합원과 방송·통신 업종 노동자들이 모여 "유플러스는 투자 약속을 이행하라", "노조와의 협의 없는 본사 이전은 위법" 등의 구호를 외쳤다.
노조는 지난 4월 4일부터 11차례에 걸쳐 임금 교섭을 진행했지만 0.9% 인상 조정 외에는 어떠한 조치가 없었고, 중앙조정위원회의 조정안마저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신지은 LG헬로비전지부 지부장은 "임금 교섭 와중에 희망퇴직과 본사 이전을 한 달 남짓한 시한으로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말했다.
현재 LG헬로비전 본사에는 약 5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상암 본사 이전을 공식적으로 고지한 것은 10월 27일이며, 본사 퇴거일은 11월 28일이다. 신 지부장은 "직원들이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아이들 학교를 입학시켰던 곳인데, 한 달 만에 방을 빼라고 하는 것이 가능하느냐"며 "투자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 채 경영 실패를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본사 이전 가처분 신청 방침도 공개했다. 신 지부장은 "정관에서 본사를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명시하는데, 정관을 바꾸려면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며 "올해 3월 이후 주총 소집은 없었고, 정관 변경 없이 사무소 이전을 강행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정책도 문제 삼았다. 케이블TV산업 전체의 영업이익의 1.7배를 부과하는 방발기금 정책이 유료방송산업의 경영을 악화시키고,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고기석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LG유플러스의 투자 약속 미이행과 다년간의 인력 충원 중단이 지금의 사태를 불렀다"며 "방송발전기금 체계 방치 등 정부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료방송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시장 1위인 LG헬로비전은 최근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본사 사옥도 오는 12월 초 서울 상암동에서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 내 MBN 미디어센터로 이전할 예정이다.
LG헬로비전 측은 "케이블TV 산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과정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노사 간 합리적인 타협점을 찾도록 대화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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