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호실적 AI 덕분?…애플 떠올리게 한 '에이전트N'까지
[네카오 실적 톺아보기]②수수료 개편이 이끈 커머스 호실적
콘셉트 영상으로 대체된 AI 서비스…실체 두고 의구심도
-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네이버(035420)가 올해 3분기 분기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네이버는 'AI 접목'의 성과라고 자평했으나, 실제로 서비스에 AI가 접목된 결과인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2025년 3분기 매출 3조 1381억 원, 영업이익 570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6%, 8.6%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를 두고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3분기는 콘텐츠와 데이터에 AI 기술을 더하며 서비스와 수익화 고도화로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 분기"라고 강조했다.
이번 네이버의 역대급 실적의 1등 공신은 커머스 부문이다. 커머스 부문의 3분기 매출은 9855억 원으로 네이버 전체 매출의 31.4%를 차지한다. 네이버 매출 중 서치플랫폼(1조 602억 원) 다음으로 비중이 크다. 서치플랫폼 매출이 같은 기간 6.3% 늘어난 것과 비교해 훨씬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이번 커머스 부문 매출은 이번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5.9% 급증했다. 같은 기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12.3%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3조 8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성장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거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확대된 만큼만 늘어났으나, 매출 증가율은 거의 3배 컸다.
유통업계에서는 이같은 불균형은 개인화 경험 고도화 등 AI 도입보다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수수료 개편의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6월 2일부터 스마트스토어 수수료 중 '유입 수수료'를 '판매 수수료'로 변경했다. 과거와 달리 네이버쇼핑을 통한 유입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판매에 0.91%~3.64%의 수수료를 물리기로 정책을 바꾸며 수수료를 조정했다.
여기에 매출 기준에 따른 1.98~3.63%의 주문 관리 수수료를 더하면,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로부터 최대 7.27%에 달하는 수수료를 거둬갈 수 있게 됐다.
3분기 네이버 커머스 부문은 수수료 개편의 효과를 온전히 누리며 호실적을 이끈 셈이다.
네이버는 호실적의 주역으로 AI 서비스를 내세웠으나, 구체적 내용이 없어 내외부에서는 의구심도 적지 않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지난 2023년 AI 검색 서비스 '큐:'를 공개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해당 서비스는 여전히 베타서비스에 머물러 있는 등 AI 서비스를 유기한 전례가 있다.
네이버는 이번 실적발표 직후에도 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25'(DAN25)에서 통합 AI 에이전트 '에이전트N'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김범준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에이전트N을 소개하면서 당장 오는 2026년 1분기 커머스에 '쇼핑 에이전트'를, 2026년 여름에는 통합검색에 'AI탭'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콘셉트 영상에 따르면, 에이전트N은 러닝을 하려는 사람에게 저장된 주소를 바탕으로 러닝하기 좋은 장소를 '네이버 지도'에서 찾아서 추천하고, 네이버 카페의 지역 '러닝 동호회 카페'를 추천해 줬다. 또 '네이버 쇼핑'에서 잘 어울리는 옷을 찾아 추천하고 AI 합성으로 피팅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만 김 COO는 "콘셉트 영상에는 미출시 서비스이므로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놓긴 했다"며 서비스의 구체적인 기능 및 서비스는 '순차적으로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네이버 내부에서도 이번 단25의 AI 서비스 발표를 두고 "애플이 시리로 에이전트 하겠다고 콘셉트 영상을 공개했다 망신당한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영상이 아니라 라이브 데모라도 선보였어야 하는 것 아니냐" 등 아쉬운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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