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앤트로픽 'AI 칩 빅동맹'…엔비디아 GPU 독점체제 도전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구글(알파벳)이 인공지능(AI) 선도기업 앤트로픽에 TPU(AI 칩) 최대 100만 개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구글이 자체 개발 TPU로 대형 계약을 따내면서 엔비디아가 구축한 AI 칩 독점 체제에 균열이 나타날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IT 업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구글의 최신 TPU를 최대 100만 개 활용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앤트로픽은 TPU와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클로드'(Claude)를 학습·운영한다.

앤트로픽은 TPU를 선택한 이유로 '가격 대비 성능'과 '효율성'을 꼽았다. 오픈AI도 올해 6월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올해 5월 앤트로픽이 엔비디아와 중국 수출 제한 문제로 공개적으로 대립한 이후 체결된 계약이란 점을 주목했다. 당시 앤트로픽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를 지지했고 엔비디아는 제한 완화를 요구했다.

TPU는 구글이 2013년 급격히 증가한 딥러닝 연산량을 해결하기 위해 15개월 만에 설계·검증한 AI·머신러닝 특화 ASIC다. 전력 공급 구조를 최적화해 엔비디아 GPU보다 전력 효율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초 구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처음 배치됐다.

칩 위탁 생산은 2015년(1세대)부터 2024년(6세대 트릴리움)·2025년(7세대 아이언우드)까지 모두 TSMC가 맡았다. 세대를 거치면서 구글이 핵심 연산 능력을 설계하고 브로드컴이 주변회로· 패키징 등을 담당하고 있다.

구글은 비용 절감 차원서 대만 미디어텍과 추가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오픈AI도 엔비디아 GPU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브로드컴과 손잡고 AI 인프라 맞춤형 칩 개발에 나선 상태다.

양사는 2026년 하반기부터 해당 장비를 탑재한 서버랙을 설치하고 10기가와트(GW) 규모 AI 데이터센터 용량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구축 완료 시점은 2029년 말이다.

오픈AI-브로드컴 맞춤 AI 칩 개발엔 소프트뱅크 자회사 ARM도 AI 가속기를 보완할 서버급 CPU 설계·개발 역할로 참여한다. 추론 워크로드에 특화한 설계를 적용 한 칩 생산은 TSMC가 3나노미터 공정으로 맡는다.

현재 엔비디아는 전체 AI 데이터센터 AI 칩(GPU) 시장의 80%~90%를 장악하고 있다.

다만 맞춤 AI 칩(구글 아이언우드·아마존 트레이니엄 등)들이 엔비디아의 독점 지배력을 단기간에 위협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다수 제기된다.

현재 TPU 점유율은 3~4%에 불과하고 엔비디아 쿠다(CUDA)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하드웨어 생태계는 사실상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한편 앤트로픽의 TPU 채택은 아마존에는 악재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칼 키어스테드 UBS 애널리스트는 "앤트로픽이 주요 연산 인프라를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구글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