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국AI 한국 확장 의지…소버린AI-양국협력 균형 맞춰야
배경훈 과기장관, APEC 디지털AI 선언문 전원 합의 끌어내
"미중 패권다툼 반사이익 있어…제3지대 韓 특화영역 제시해야"
- 윤주영 기자
(인천=뉴스1) 윤주영 기자 = 최근 '인공지능(AI) 액션플랜'으로 자국 AI 기술의 풀스택 수출을 선언한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소버린 AI 정책을 추진하는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우리의 AI 역량을 타진, 기술 주권과 동맹국 관계 사이 균형점을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4일 배 장관은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이날 진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디지털·AI 장관회의를 결과를 브리핑했다.
회의는 올해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와 연계한 것이다. 마이클 크라치오스 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중국 산업정보화부 차관, 일본 총무성 차관 등 APEC 역내 고위급 인사가 참석했다.
APEC 역내 최초 디지털·AI를 주제로 한 장관 선언문을 제시한 한국은 전원 합의를 끌어냈다. 디지털 신기술을 통한 동반성장(혁신), 국내외 디지털 격차 해소(연결), 신뢰할 수 있는 AI 생태계(안전) 세가지 논의를 핵심으로 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선언문은 각국 전략·이해관계보다는, 디지털·AI를 통한 동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회원 경제간 연결성 증진, 신뢰할 수 있는 AI 환경 등 크게 이견이 없을 안건을 다뤘다는 설명이다.
이날 회의서 표면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미국의 목적은 자국 AI 기술을 한국에 확산하려는 데 있다고 배 장관은 전했다.
배 장관은 "크라치오스 백악관 실장이 미국 AI 풀스택 확장 (관련 협조를) 동맹국인 우리나라에도 요청해 왔다"며 "회의 중 그런 부분들이 따로 언급되진 않았지만 내일 별도 양자 면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최근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확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추진 등 투자를 많이 했다"며 "미국은 자국 AI를 풀스택으로 확산하기 위한 여러 의견을 내겠지만, 저는 우리만의 AI 역량을 설명하며 최적의 협력 방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미국·중국 간 AI 패권 다툼의 반사이익으로, 한국이 제 3지대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됐다고 배 장관은 평했다.
배 장관은 "양국의 패권 다툼 속에서 디지털 AI 장관회의를 주관한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회원경제체 고위 관료들이 전부 회의에 참석했고, 그 가운데 한국이 굉장히 수준높게 논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배 장관에 따르면 미국은 폐쇄형(클로즈드) AI 모델로 전략을 설정했고, 중국은 오픈소스 전략으로 세를 키우는 중이다.
배 장관은 "한국도 오픈소스 진영에서 AI 도메인(특화 영역) 차별점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지켜나간다면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비즈니스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선언문으로 APEC 디지털 AI 고위급 협의체를 정례화하는 기반도 마련했다. 공동 연구, 국제 표준화 등 다양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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