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더스 이어 원스토어도 상장 철회…SK스퀘어 IPO 전략 차질
연내 IPO 목표였던 SK쉴더스·원스토어 모두 상장 철회
IPO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 전략에 차질…주가 신저가 경신
-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지난해 11월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한 투자 전문 회사 SK스퀘어의 성장 전략에 비상등이 켜졌다. SK쉴더스에 이어 원스토어도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 핵심 성장 축으로 꼽은 자회사 상장 계획이 어그러진 탓이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과 몸값 고평가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는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시장 위축 우려에도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가 직접 "상장 철회 계획이 없다"고 밝힌 지 이틀만이다.
이에 대해 원스토어는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돼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으며, 이로 인해 상장을 철회하고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하여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 추진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SK쉴더스 역시 같은 내용의 입장을 발표하며 상장 철회를 공식화했다.
양사의 상장 철회 모두 수요 예측 과정에서 저조한 성적이 원인이 됐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나쁘지 않았지만, 참여 기관 대부분이 공모가 하단 또는 하단을 밑도는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수요 예측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 코스피 지수 2600선이 깨지면서 투자 심리가 더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쉴더스의 경우 당초 200대 1은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 경쟁률이 마감 직전 취소 물량이 나오면서 100대 1을 겨우 넘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이 상당히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스토어의 경우 앞선 쉴더스 사례에 따라 기업공개(IPO) 차질이 우려됐음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강행했지만, 이 같은 결과를 맞았다.
이재환 대표는 9일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같은 계열사가 상장 계획을 철회하게 된 점은 유감스럽고 안타깝지만 저희는 전혀 다른 업이고,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원스토어는 공모가 하단 미만인 2만원대로 가격을 낮춰 상장을 강행할 계획이었지만, 재무적투자자(FI)의 반대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FI의 투자 단가가 2만원 중반대인 만큼 원스토어가 2만5000원에 공모를 강행할 경우 FI 입장에선 손해를 보게 되는 탓이다.
이 같은 수요 부진에는 글로벌 금리 인상 및 경기 둔화 우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글로벌 거시 경제 불확실성의 여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공모가 고평가 논란도 겹쳤다. 당초 SK쉴더스의 희망 공모가 상단인 3만8800원 기준 기업 가치는 3조5000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보안업계 1위 업체인 에스원(약 2조5000억원)을 1조원 웃도는 수준이어서 몸값이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원스토어는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회사로 애플, 알파벳, 카카오를 제시했으나 이후 텐센트, 네이버, 카카오, 넥슨 4개사로 변경했다. 다만 공모가(3만4300~4만1700원)는 하향하지 않으면서 고평가 논란이 이어졌다.
올해 IPO를 추진하던 두 회사 모두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SK스퀘어의 IPO 전략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투자 전문 회사 SK스퀘어는 자회사 IPO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강조해왔다.
박정호 SK스퀘어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 서한을 통해 "보유 포트폴리오의 밸류업은 SK스퀘어의 핵심 성장 축"이라며 "IPO의 채비를 마친 포트폴리오 회사들은 금년 내 상장을 통해 제 가치를 증명해낼 것이며, 공모 자금을 바탕으로 더 큰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스퀘어는 Δ적극적 투자 및 인수합병(M&A) ΔICT 신사업 포트폴리오 성장 Δ새로운 미래성장동력 창출 등을 추진해 오는 2025년 순자산가치(NAV)를 현재의 3배에 달하는 75조원 규모로 성장시킬 계획이었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SK쉴더스와 원스토어는 5월 중 상장을 목표로 IPO 절차를 진행해왔다. 또 최근 11번가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서를 발송했으며 티맵모빌리티, 콘텐츠웨이브 등도 IPO를 추진 중이던 상황이었다.
IPO 전략에 차질이 생기면서 SK스퀘어의 주가는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12일 오후 12시45분 기준 SK스퀘어는 전날보다 750원(1.68%) 내린 4만3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중 4만3450원까지 주가가 내려가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날 SK스퀘어는 윤풍영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자사주 2000주를 4만6100원에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또 해외 사모펀드 및 공동투자 전문가인 배학진 국민연금 미주사모투자팀장을 글로벌 투자담당 임원(MD) 겸 부사장으로 영입하며 상황 반전을 꾀하고 있다.
SK스퀘어 관계자는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연내 상장을 추진했고 11번가가 계획 안에 들어온 상황으로, 세 회사 모두 각각 특성이 다른데 거시 경제 등 전반적인 요소를 고려해 IPO를 전략적으로 재검토해봐야 할 것"이라며 "주가가 반영하듯 어려운 상황은 맞으나 SK스퀘어의 성장 전략이 IPO만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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