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지의차이나路]말풍선 터뜨리면?…바이두의 '고독치유' 음성 SNS
음성 기반 SNS 출시…관심사 등으로 비지인과 소통 가능
지난해 클하 열풍 후 음성 SNS 관심…성공 사례는 적어
- 정은지 기자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중국 빅테크 중 하나인 바이두가 음성 기반의 SNS인 '하이취안취안(嗨圈圈)'을 최근 출시했다. 하이취안취안은 바이두 내 대학 졸업 예정자들로 구성된 '사내 벤처' 형식의 조직이 만든 SNS다. 3월 초 출시된 하이취안취안은 바이두의 '후광'과 초기 마케팅 등에 힘입어 어느정도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바이두의 SNS 도전기,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
◇슬로건은 '고독 치유' …성공 가능성은?
'하이취안취안'은 '당신의 고독 치유를 위해'라는 슬로건을 갖고 탄생한 음성 기반의 SNS다. 목소리를 통해 나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영혼의 동반자 혹은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불특정' 사람과의 소통을 목적으로 한다. 중국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던 '낯선 사람과의 소통' SNS를 표방한 소울(SOUL)과 닮아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이취안취안의 장점은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입 후 자신의 성격, 취미 등을 선택하면 자신의 프로필이 형성되는데 이를 기반으로 모르는 사람과도 소통할 수 있다. 성격이나 취미, 관심사를 클릭하면 비슷한 성향의 사용자를 추천을 받을 수도 있고 사용자를 검색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빠른 대화 형성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음성 풍선은 하이취안취안이 다른 음성 기반 SNS와 차별화되는 포인트다. 이용자들이 자신만의 메시지를 프로필 내 '음성 풍선'에 저장해두면, 취향이나 관심사를 기반으로 찾은 다른 사용자들이 이 음성 풍선을 터뜨릴 수 있다. 만약 터뜨린 음성 풍선 속 메시지가 본인과 부합한다고 판단되면 1대1 대화도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까진 '실험적인' SNS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앱 접속 이후 버그가 발생한다거나, 프로필 수정이 불가한다거나, 음성을 녹음할 때 적용할 수 있는 효과가 이상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바이두, 360, 오포,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기반의 앱 마켓에서만 다운이 가능하다는 점도 현재로선 단점이다. 이 가운데 샤오미 앱마켓의 경우 초기 다운로드 숫자가 1만건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바이두가 과거 출시한 여러 SNS 처럼 이번에도 이렇다한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바이두는 과거 캠퍼스 교류 SNS인 정징숴(正鲸说), 익명 기반의 SNS 톈퉁(听筒), 영상 기반의 SNS 이치바(一起吧), 음성 기반의 인보(音啵), 취미 기반의 유푸(有噗) 등을 내놓은 바 있으나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카카오도, 트위터도, 텐센트도 도전한 '음성 SNS'
지난해 음성 기반의 클럽하우스가 전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이후 이 서비스와 유사한 서비스들이 잇따라 출시된 바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통과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익숙해지면서 메타버스가 각광을 받았는데, 기존 문자 중심의 서비스에서 사용자의 경험 향상을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음성 기반 SNS인 음(mm)을 출시했다. 음 이용자는 일상, 연애, 고민상담, 결혼, 육아, 음식, 음악 등 총 26개 토픽 중 관심있는 이슈를 선택하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출시 약 10개월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클럽하우스의 인기가 시들어들면서 음성 기반 SNS의 이용률이 하락했고, 카카오 음 역시 높은 호응을 얻지 못한 게 그 이유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는 이달 초부터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음성 대화 기능인 '보이스룸'을 새롭게 선보였다. 텍스트 기반 대화 뿐 아니라 음성 대화까지 지원해 이용자들이 생생하게 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해외에서도 음성 기반의 SNS가 잇따라 등장했다. 우선 트위터는 지난해 4월 실시간 음성 소통이 가능한 대화방 서비스인 '스페이스' 서비스를 개시했다. 다소 폐쇄적인 클럽하우스와 달리 트윗이나 디엠으로 링크를 공유해 접속해 음성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혔으나 '클럽하우스'의 아성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중국에서도 텐센트가 지난해 7월 'Q츠위안(Q次元)'이라는 SNS을 선보였다. 텐센트의 대표 메신저이자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신저인 QQ에 개성을 중시하는 Z세대의 요구를 반영 음성, 채팅, 화상통화를 모두 지원했지만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많은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메신저 플랫폼이 음성 기능을 지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성 기반 SNS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선 비대면 소통이 확대되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비지인을 기반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니즈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개인정보 등 보안에 취약하다는 점 등이 음성 기반 SNS의 약점으로 꼽힌다. 클럽하우스의 '광풍'이 오래가지 못한 것도 이같은 이유로 해석됐다.
한 관계자는 "음성은 텍스트나 영상과 달리 상대와 더 자연스럽고 깊게 소통할 수 있는 도구가 되고 있으며 신비감을 주거나 더 많은 공간에서의 상상력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면서도 "대화 내용이나 보안 문제가 있어 다른 이슈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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