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바꾸겠다" 네이버는 왜 법조인 출신 CEO를 선택했을까?

네이버, 차기 CEO로 변호사 출신 최수연 책임리더 낙점
대내외 위기관리에 방점?…법조계 "법조 출신에 크게 의미 둘 필요 없어"

네이버가 새 사령탑으로 1981년생 여성 CEO(최고경영자)를 선택했다. 네이버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최수연(40, 오른쪽) 글로벌사업지원 책임리더를 새 대표로, 김남선(43) 글로벌인수합병 전담 책임리더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 다 네이버에 합류한 지 채 1~2년밖에 되지 않은 외부 인사다.(네이버 제공) 2021.11.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네이버가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변호사 출신 최수연 책임리더를 낙점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MZ세대 젊은 여성 리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글로벌 테크 기업들처럼 엔지니어 출신을 CEO로 택하지 않은 점에 대해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IT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거라는 우려다.

이와 함께 직장 내 괴롭힘 문제, 플랫폼 규제 등 대내외 홍역을 치른 네이버가 위기관리에 방점을 두고 법조인 출신 경영진을 선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법조계는 대내외 위기관리를 염두에 둔 CEO 선임이라기엔 최수연 리더의 법조 경력이 약하다는 점에서 법조 출신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네이버는 지난 17일 새 경영진으로 81년생 최수연 글로벌 사업지원부 책임리더를 최고경영자(CEO), 사업개발과 투자 및 인수합병(M&A)을 맡고 있는 김남선 책임리더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내정했다.

최수연 CEO 내정자는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네이버(당시 NHN)의 신입사원으로 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하버드 로스쿨 등을 거쳐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국내에선 법무법인 율촌에서 근무했었고 M&A, 자본시장, 기업 지배구조, 회사법 일반 분야에서 변호사 경력이 주를 이룬다. 네이버에는 지난 2019년 재합류해 글로벌 사업지원부에서 일했다.

차기 CFO로 내정된 김남선 책임리더는 1978년생으로 지난해 8월 네이버에 합류했다. 서울대 공과대학과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국 로펌 크라벳, 스웨인&무어에서 변호사로 2년간 활동했다. 이후 금융 전문가로 이력을 전환해 10년간 글로벌 투자 회사인 라자드와 모건스탠리, 맥쿼리에 재직하며 M&A 전문가로 활동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법조 출신의 새로운 경영진들이 네이버의 위기관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 5월 한 개발자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내부 조직 관리 문제를 노출했다. 조직을전면 쇄신하기 위한 리더십 개편에 나선 이유다. 또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 플랫폼 규제 압력도 커지고 있다.

이를 두고 한 증권가 전문가는 "내년 대선정국도 그렇고 선거철만 되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포털에 대한 맹공을 퍼붓는 것이 국내 정치권의 악습인데, 이런 부분은 투자자들에게 부담스러운 요소이자 주가의 발목을 잡는 부분"이라면서 "최 내정자는 대관과 국회 등 회사 외부의 견제와 압력을 법률가로서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창업자(이해진 의장)에게 인정받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네이버 경영진 내정자의 법조 배경에 대해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국내 대형 로펌 관계자는 "네이버 CEO 내정자가 변호사 경력이 있긴 하지만 네이버 내에서는 비즈니스 쪽에 초점을 맞춘 업무를 해왔고, 경영적 추진력을 보고 발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네이버라는 큰 조직에서 CEO가 직접 법률가로서 위기관리에 나서기보단 다른 임원이 대관 업무를 챙길 것"이라고 짚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조인 경력을 높게 봐서 (최수연 책임리더를) CEO로 내정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판사나 검사 출신도 있을 거고 앞서 판사 출신 네이버 CEO도 있었다. 네이버에서도 계속 법무 일을 해온 것도 아니고 법조 출신이라는 점은 크게 고려 대상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09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네이버를 이끈 김상헌 전 대표는 서울지방법원 판사와 LG 법무팀 부사장을 지낸 바 있다.

네이버 측은 두 경영진을 주축으로 글로벌 경영 본격화와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지도력) 구축과 조직개편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새로운 경영진이 변호사 활동 경력이 있지만, 대내외 위기관리를 염두에 뒀다면 더 법조 경력이 풍부한 분도 있다"며 "글로벌에 방점을 둔 CEO 선임으로 폭넓은 관점에서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적임자로 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직 문화 이슈의 경우 근본적 문제가 많은 권한이 소수의 경영진에게 집중돼 세밀한 부분을 살피지 못했다는 건데 두 경영진을 중심으로 더 많은 리더 선임이 이뤄져 리더십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