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F2021] 전세계가 'K-테크'에 홀렸다…'제조강국' 韓 소프트파워 두각
[K-테크 프리미엄]①'빅2' 네이버·카카오, 글로벌 웹툰 시장 '코리아 열풍'
장르 경계 없는 세계 콘텐츠 시장 2023년 2조9000억달러 전망
- 손인해 기자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제조업 수출로 급성장한 '동방제조지국' 대한민국이 '기술'과 '콘텐츠' 양 날개를 달고 소프트파워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게임과 K팝, 영화 산업이 위상을 떨치더니 국내 IT업계 '빅2'인 네이버·카카오가 글로벌 웹툰 시장 '판'을 깔고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미디어(E&M) 시장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앞당겨진 비대면 시대에 기술·문화 경쟁력을 의미하는 소프트파워가 앞으로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축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플랫폼 전성시대
과거 한국 경제는 반도체(삼성전자)와 자동차(현대차) 등 제조업 중심 '하드웨어 수출'이 이끌었다. '넛크래커'(호두를 양면에서 눌러까는 기계)에 '낀 신세'라는 이미지도 강했다. 미국·일본에 비해 기술력은 떨어지고 중국·동남아시아보다 가격경쟁력은 뒤처진 탓이다.
코로나로 이른바 '플랫폼 전성시대'가 도래하면서 이러한 인식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균열의 선두엔 '토종' 포털·메신저 업체인 네이버·카카오가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이 장악한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존재감을 나타내면서다.
특히 만화책을 스마트폰으로 옮겨온 한국 고유의 장르 '웹툰' 시장에서 활약이 돋보인다.
네이버가 지난 3월 글로벌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6억 달러(약 6533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경쟁사 카카오는 최근 세계 최대 지식재산권(IP) 보유 기업인 DC코믹스와 손잡고 배트맨·저스티스 리그·원더우먼·슈퍼맨을 한국 웹툰으로 재탄생시키기로 했다.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올해 네이버웹툰은 미국 내 구글플레이 만화 앱 중 수익 1위를 기록했다.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월간 이용자수(MAU)는 지난해 12월 기준 7200만명, 작년 전체 유료콘텐츠 거래액은 8200억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전문 창작자 2300명, 아마추어 창작자 70만명, 누적 콘텐츠 수는 130만개에 달한다.
카카오의 일본 웹툰·웹소설 서비스 '픽코마'는 올해 1분기 전세계 비게임 앱 가운데 매출 9위에 올랐으며 매출 10위 내 앱 중 만화앱은 픽코마가 유일했다. 카카오의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픽코마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26% 급증한 약 821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지 매출은 20% 증가한 925억원이었다.
◇ '기술' '슈퍼 IP'로 도약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의 밑바탕에는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기술력과 '흥행 보증 수표'가 된 슈퍼 IP가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글로벌 탑티어 수준의 학회에서 40여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검색과 인공지능(AI) 연구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이는 2016년 대비 무려 11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네이버는 학술 연구에 그치지 않고 이를 대규모 이용자를 보유한 자사 검색 서비스에 실제 적용하며 기술을 상용화한다.
현재 AI 기술 기반의 상품 추천시스템 '에이아이템즈'(AiTEMS), 장소 추천시스템 '에어스페이스'(AiRSPACE), 콘텐츠 추천시스템 'AiRS'(에어스)등으로 개인화된 검색 결과를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기술 기업' 네이버가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지는 2014년 '기다리면 무료'라는 비즈니스모델(BM)을 업계 최초로 도입, 시장 유료화를 이끌어내면서 16개 자회사 및 관계사 네트워크를 구축해 8500개의 원천 스토리 IP를 보유했다.
카카오재팬은 대원미디어와 함께 창작자 발굴 및 육성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대원미디어의 자회사 '스토리작'과 일본에 조인트벤처(JV) '셰르파 스튜디오'를 설립해 창작자들에게 자사가 보유한 데이터 및 노하우를 제공할 예정이다.
◇ "역차별 안 받도록 규제혁신해야"
비대면·온라인 콘텐츠 소비 트렌드 속에서 만화·영화·드라마·게임·음악·캐릭터 등 장르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콘텐츠 산업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미 '이태원 클라쓰', '킹덤', '경이로운 소문' 등 웹툰의 드라마화 '흥행 공식'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 콘텐츠산업 중장기 시장전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방송·출판·게임·만화 등 세계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18년 2조40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연 평균 4.17% 성장률로 2023년 2조9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기준 미국은 8415억 달러로 1위, 중국이 3407억 달러로 2위, 일본이 1889억 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623억달러를 기록하며 7위를 기존과 같이 7위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보고서는 "글로벌 콘텐츠 유통 기업의 국내 시장 점유가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으로 국내 기업이 역차별받지 않도록 글로벌 기준에 맞는 규제 혁신이 요구된다"며 "또 콘텐츠 산업에서 저작권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콘텐츠 불법복제 및 공유, 무단 사용, 불법 판매 등을 위한 기술적 수단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 및 해외에서 K-콘텐츠의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미 국내 제작 콘텐츠의 90% 이상이 국내에서 소비되고 있어 국내 수요 확대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K-콘텐츠의 수출 활성화 지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중국시장은 국내 콘텐츠 업계에선 매력적인 시장인 반면 한한령 여파로 중국 진출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며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민관 협력에 기반을 둔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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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옛말이 됐다. 일본의 기술력과 중국의 가격경쟁력 사이에 끼여있는 '샌드위치' 신세도 벗어나고 있다. 세계 IT 시장에서 '변방' 취급받던 한국 기업이 글로벌 초대형 플랫폼을 사들이는가 하면 한국인 창업자가 이끄는 스타트업이 해외 자본의 잇단 러브콜을 받으며 '조'(兆) 단위 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뉴스1 미래포럼(NFF) 2021'을 맞아 전세계를 호령하는 미국 빅테크의 틈바구니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K-테크 프리미엄' 시대를 조명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