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영상 TV로 보여주는 제품 봇물…저작권 문제는?

VOD 구매율 상승 노려 구글 이어 케이블·이통사도 자체기기 출시
저작권 문제 걸려 있어 지상파 방송 시청은 제품따라 달라

지난 5월 출시된 구글의 OTT 크롬캐스트(왼쪽)와 이달 11일 출시된 CJ헬로비전의 티빙스틱.ⓒ News1

(서울=뉴스1) 맹하경 기자 = 스마트폰으로 각종 콘텐츠를 시청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던 유료방송 사업자와 이동통신사 등이 '오버더톱'(OTT) 기기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OTT란 스마트폰에서 보던 방송 콘텐츠 화면을 와이파이(WiFi) 등을 통해 TV로 쏴 주는 기기로 모바일과 TV 사이의 시청 형태의 벽을 허물고 있다.

OTT 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주문형비디오(VOD) 구매율도 늘어나고 있어 '큰 화면'도 쟁취하려는 격돌이 시작됐지만, 지상파 방송의 경우 저작권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제품의 기술 방식에 따라 시청 가능 여부가 엇갈리고 있다.

20일 유료방송사와 이통사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글을 비롯해 SK텔레콤, CJ헬로비전, 에브리온TV 등이 자체 OTT '동글형' 제품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OTT 제품을 새로운 방송 채널로 보느냐, 단순히 스마트폰 화면과 TV 등 대형화면을 단순하게 연결하는 기기로 보느냐에 따라 지상파의 저작권 문제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CJ헬로비전 등 유료방송사는 국내 OTT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뛰어 들었다. OTT 시장이 가장 먼저 활성화되기 시작한 국가는 미국으로,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업체 NPD그룹(Group)에 따르면 미국 전체 가구 중 27% 가량이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 중 유료방송을 이용하는 비율은 32%에 달한다. 지난 5월 구글의 OTT '크롬캐스트'가 국내에 상륙한 이후 국내 시장에서도 유료방송사의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하는 건수가 늘고 VOD를 구매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CJ헬로비전에 따르면 크롬캐스트가 국내 출시된 시기를 전후로 CJ헬로비전의 스마트폰 기반 유료방송 서비스 '티빙'의 하루 평균 앱 다운 건수는 2배 이상 늘었다. 전체 VOD 구매 중 30% 선에 머물던 영화 VOD 구매율도 50%대로 상승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기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던 사람들은 간편하고 짧은 콘텐츠를 주로 시청했지만 OTT 제품들이 많아지고 TV 같이 큰 화면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영화처럼 긴 영상에 대한 수요도 늘고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CJ헬로비전은 크롬캐스트와 제휴를 맺고 티빙의 콘텐츠를 제공하던 사업 형태를 확대해 자체 기기 '티빙스틱'을 지난 11일 내놨다. 티빙스틱에는 티빙 앱이 들어가 있어 TV 등 대형 고화질 디스플레이의 단자에 꽂기만 하면 티빙 내의 콘텐츠들을 보다 큰 화면으로 시청할 수 있다. 케이블 방송사 현대HCN과 판도라TV가 협약해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운영 중인 '에브리온 TV'도 OTT 기기 '에브리온TV캐스트'를 시중에 내놓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동통신사 SK텔레콤도 '스마트미러링'을 출시해 스마트폰에 있는 콘텐츠와 앱을 폰 화면 그대로 TV에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유료방송 업계가 OTT 제품 안에 유료방송 앱 자체를 넣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면, 스마트미러링은 단순히 스마트폰의 화면을 거울에 비추듯 대형 화면에 보여주는 '미러링' 형식이다. 이 차이점 때문에 스마트미러링으로는 지상파 방송을 포함해 스마트폰으로 보는 모든 영상, 문서파일, 이미지 등을 TV로도 볼 수 있지만 유료방송사의 서비스에는 지상파 방송과 VOD 시청이 제외된 상태다.

지상파측에서는 유료방송사의 앱 기반 서비스의 경우 모바일 사용에 한해 콘텐츠 저작권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이를 OTT 기기로 TV 화면에 내보내는 것은 계약 위반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스마트미러링으로는 가능하다. 스마트미러링처럼 모바일의 화면을 단순히 대형화면에도 동시에 보여주는 '미러링' 형식과 미디어 콘텐츠 재생에 초점을 맞춘 유료방송사의 OTT 제품은 다르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마트미러링은 단순 '미러링 기기'이고 유료방송업계의 제품은 자사의 앱에 있는 콘텐츠 재생에 초점을 맞춘 '스트리밍 기기'로 서로 성격이 다르다"며 "미러링 기기는 단순히 화면 크기만 크게 해서 보는 제품이라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하든 대형 화면으로도 동시에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스트리밍 기기는 저작권이 포함돼 있는 콘텐츠를 재생하는 것이 주 용도이기 때문에 새로운 콘텐츠 채널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방송 시장은 광고 수익이 중심이고 시청률이 높을 수록 광고 수익이 높은데 스마트폰 앱 등으로 VOD를 보는 것은 시청률 조사대상에서 제외돼 광고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휴대폰으로 보던 지상파 VOD나 방송을 OTT 기기로 TV와 연결해 시청하는 경우가 늘어난다면 지상파측에서는 플랫폼 주도권을 빼앗길 것이라는 위협을 느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본 방송 시간에 프로그램을 보는 경우보다 방송서비스 앱을 통해 VOD를 결제하는 경우가 상당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료방송사가 자사의 앱에서 제공 중인 지상파 VOD를 TV로도 볼 수 있게 하면 지상파의 시장입지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저작권을 이유로 연동을 불가능하게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어차피 유료방송사의 앱을 스마트폰으로 켜서 '미러링'으로 TV에 쏘면 볼 수 있어 차이점과 기준에서 현재 애매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의 미러링 기기 '스마트미러링'(왼쪽)과 에브리온TV의 '에브리온TV캐스트'ⓒ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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