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KT, 단독영업에 휴일 몰렸네..득일까 실일까
영업재개 첫날 '일요일', 둘째주는 '황금연휴'
"연휴에는 가입률 떨어져" vs "선물용 수요 급증할 것"
- 맹하경 기자
(서울=뉴스1) 맹하경 기자 = "가입자가 늘긴 했는데 이번 연휴가 특히나 길어서 기세가 꺾일까 봐 걱정이에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선물용으로 휴대폰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연휴 막판에 몰릴 겁니다."
지난달 27일 영업을 재개한 KT가 단독영업 2주째에 접어들었다. 공교롭게 KT는 단독 영업 기간 중에 휴일이 많이 겹쳤다. 공휴일인 일요일에 영업재개 스타트를 끊었고 단독영업 기간 둘째주에 5월 가정의 달 황금연휴까지 겹쳤다.
통상 연휴에는 가입률이 저조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이 몰려 선물용으로 휴대폰을 찾는 고객이 급증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뉴스1은 연휴 기간동안 단독영업을 하고 있는 KT 매장을 찾아 영업 분위기를 살폈다.
서울 은평구 한 휴대폰 매장을 홀로 지키던 직원은 "연휴라고 같이 쉴 수도 없고 장사를 한다고 해도 여행이나 다른 계획들을 세워둔 고객들이 많아서 좀처럼 매장을 방문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괜스레 진열된 휴대폰들의 순서만 이리저리 바꿔보던 이 직원은 "보통은 언제 손님들이 들어올지 몰라서 밤늦게까지 매장을 열어 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연휴는 화요일까지 이어지다 보니까 일찍 닫거나 아예 같이 쉬는 매장들도 있다"고 밝혔다. 건너편 매장은 간판 조명만 밝혀둔 채 직원은 근무하지 않았다.
KT는 지난달 27일부터 단독영업에 들어갔다. 이동통신사 3사 중 가장 늦은 차례다. 이미 한 차례씩 단독영업 기회를 가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KT가 빼앗긴 가입자 수는 14만여건. 12년 동안 지켜온 시장점유율 30%도 무너졌다.
타격이 컸던 만큼 KT는 이번 단독영업 시기에 맞춰 고객 혜택을 늘린 '전무후무 멤버십'을 출시하고 단말기 출고가를 반값으로 내리는 등 고객 유치에 열을 올렸다. 전무후무멤버십은 영화 놀이동산 외식 등에 추가할인을 제공하는 등 혜택을 확대한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이같은 마케팅 덕에 KT는 4월27일~5월2일 영업재개 6일 만에 무려 9만391건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끌어왔다.
한 이통사 직영매장 관계자는 "아무리 번호이동 수가 급증하던 중이라도 가입자 유치 열기가 한층 가라앉을 것"이라며 "원래 평일에 비해 휴일에는 손님이 조금씩이라도 줄어드는 데다가 올 들어 가장 많이 쉴 수 있는 연휴 기간이라 매장이 한가해지는 건 사실 당연한 현상이다"고 말했다.
휴대폰 매장들이 밀집한 강남역 지하상가는 휴일을 맞아 번화가로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휴대폰 매장에 머무는 발길은 적었다. 한산한 분위기에 최소한의 직원만 남겨둔 매장도 눈에 띄었다.
한 매장 관계자는 "지하상가뿐 아니라 낮의 강남 거리 자체가 꽤 많이 한산해졌다"며 "1일부터 쉬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까 그때부터 찾는 손님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연휴에는 휴대폰을 바꾸는 것보다 놀러 가거나 여행가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반면 여행 등 연휴 초반 일정을 마무리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고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을 기념해 선물용으로 휴대폰을 장만하는 경우가 많아 연휴 막바지에 접어들수록 고객이 몰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강남 지하상가 매장 관계자는 "연휴 초반에는 지나가는 관광객들만 실컷 구경하기도 했다"면서도 "어린이날이랑 석가탄신일까지 휴일이 이어지고 바로 뒤에 어버이날이 있기 때문에 여행에서 돌아오는 고객들 등이 휴대폰을 선물하기 위해 매장을 꽤 많이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휴대폰을 새로 장만하려는 사람들도 연휴 초반은 피하는 편이다. 휴일에는 휴대폰을 새로 장만해도 바로 개통할 수 없어 굳이 미리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도 구매하기에 앞서 단말기들을 미리 둘러보거나 가격 정보만 알아본 뒤 연휴 막바지에 재방문을 계획하는 경우가 많다.
강남역 지하상가를 지나던 직장인 고모(29)씨는 "안 그래도 휴대폰을 바꿀 때가 돼서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다"며 "휴대폰을 새로 사면 바로 기능들을 써보고 싶고 그런 설렌 마음 때문에 바꾸는 즐거움이 있는 건데 지금 당장은 개통이 바로 되지 않아 연휴 후반 여유있을 때까지 기다리게 된다"고 밝혔다.
갈현동 휴대폰유통매장 관계자는 "매장 앞을 지나가다 한번씩 들르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바로 개통하고 새 휴대폰을 써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서 가입까지 이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며 "연휴 마지막 날이나 막바지에는 손님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도 연휴 초반 일시적으로 가입 고객이 줄어들 수 있지만 연휴가 끝나는 즈음 번호이동 활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통상 연휴에 가입이 활발하지 않다는 특성 때문에 일시적으로 가입자가 줄어들 수는 있다"면서도 "특히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선물용으로 휴대폰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연휴가 끝날 무렵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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