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달라진 행보…"투자·M&A 거침없이 한다"

8년만에 애널리스트데이 개최...사업부문별 중장기 전략 밝혀
시종일관 공격적 목표 제시..."비전 각인시켜 제대로 평가받겠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전자 애널리스트데이에서 중장기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News1 삼성전자 제공. 최명용 기자

(서울=뉴스1) 허재경 기자 = "인수합병(MA)은 물론, 신시장 개척이나 투자까지도 모두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삼성전자가 달라지고 있다. 보수적이면서 안정적인 루트를 찾아 접근했던 기존 경영전략에서 벗어나 도전적이고 선행적 투자로 새로운 궤도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모바일과 반도체, TV 등 기존 주력 사업군 등에서 얻어낸 자신감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6일 현 사업현황과 중장기 전략 소개 위주로 진행된 '삼성 애널리스트데이' 분위기도 시종일관 공격적이었다. 일부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해선 구체적인 목표 수치도 제시하면서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이날 영토확장에 적극적인 M&A 카드 구사 방침과 더불어 구체적인 투자 분야까지 꼬집었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지금은 삼성전자가 보수적이지만 앞으로 필요하다면 공격적으로 기업을 인수하겠다"며 "상대 업체가 우수한 기술만 갖고 있다면 개방적으로,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지금까지 조심스럽게 중장기 전략을 가져왔던 삼성전자 행보에 비춰볼 때, 권 부회장의 이같은 공개 방침은 예상밖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3년간 10억달러를 투자, 14개 기업을 인수했다.

권 부회장은 특히, M&A를 통해 "향후 10년 안에 의료기기 시장에서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정보기술(IT) 디지털 역량을 의료 장비에 적용하면 소형이면서 휴대성 좋은 편리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화력이 헬스케어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대한 야심도 내비쳤다.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영역에 가려 시장성을 인정받지 못하고는 있지만 잠재 성장성은 크다는 전략적 판단에서다. 권 부회장은 "우리가 최근에 보안 분야에서 많이 성장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정부와 교육 등 B2B 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IT 모바일(IM) 부문도 올초 선보인 기업용 스마트폰 보안 솔루션인 녹스로 성장세가 예상되는 B2B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이런 자신감은 불황 속에서도 선전 중인 실적 상승세에서 비롯됐다는 게 일반적인 진단이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매출 59조800억원)를 개척하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휴대폰과 반도체 등 핵심 사업군에서의 탄탄한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체질 개선 준비는 끝났다는 게 내부 판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수종 사업 발굴에 힘을 쏟아도 될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현재 경쟁력은 탑 클래스 수준에 올라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게 사실이었다"며 "이번 행사가 삼성전자의 미래 비전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eo0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