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오바마 결정 "애플 감싸기로 보일라"

(서울=뉴스1) 서송희 기자 = 미국 언론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ITC의 삼성 제품 수입금지 조치를 인정한 것은 애플에 대한 조치와 비교할 때 편파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8일(현지시간) 백악관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에 내린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삼성의 '표준특허'를 침해한 애플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는 거부했던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당시 미국 행정부는 1987년 이후 25년만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정부가 애플 제품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전례없이 거부하고 나섰지만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수입금지 조치를 거부하지 않았다"며 "공평한 대우를 바란다는 삼성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에서는 이번 결정에 대해 미국 기업을 편애한다고 볼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어 에드 블랙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회장은 애플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거부한 것은 정치적 압력과 편애에 근거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ITC가 애플 제품을 수입금지해야 한다고 발표하자, 애플을 비롯한 미국 상하원 의원과 미국 통신사 AT&T와 버라이즌와이어리스, 소프트웨어연합 BSA 등은 백악관에 거부권을 행사하라고 의견을 개진하며 압력을 넣기도 했다. 블룸버그비즈니스는 "삼성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가 발효되도록 함으로써 백악관이 애플에게 제공했던 편의를 삼성전자에는 적용하지 않았다"고 평하기도 했다. 단, 삼성전자는 애플의 상용특허를, 애플은 삼성전자의 표준특허를 침해한 것이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이번 결정으로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전에서 애플이 유리한 자리를 점했으나 애플 주가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번 수입금지가 삼성전자 제품 공급에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는 수입금지 조치 대상이된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갤럭시S2나 갤럭시S 등 구형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소비자와 공정경쟁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애플의 삼성특허 침해건과 삼성의 애플 특허 침해건은 다른 사안"이라며, 편들기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song6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