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밀착형 헬스케어에서 수명연장 묘약찾다
[뉴스1 창사 2주년 기획] 창조경제 로드맵을 짜자
존슨앤존슨을 가다
미 뉴저지주 뉴브런스윅. 연구중심 대학으로 잘 알려진 럿거스대학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존슨앤존슨사는 '혁신과 차별화(Innovation and Differentiation)'를 생존전략으로 삼고 있다. 외과 수술에 쓰이는 붕대를 만들어 자본을 축적한 이 회사는 이후 제약과 생활용품 제조로 세계적인 생활용품 기업의 자리에 오른 회사로, 화이자와 함께 미국 제약 회사 중 매출과 재산규모에서 1~2위 랭크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진통제 타이레놀과 반창고 밴드에이드로 잘 알려진 존슨앤존슨은 몇십년 전부터 제약을 넘어서 영유아용품인 존슨즈 베이비케어 제품과 아큐브 등의 생산으로 매출과 명성 양쪽을 모두 거머쥐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한국존슨앤드존슨, 존슨앤드존슨메디칼, 한국얀센 등 3개의 별도 법인으로 진출해 있다.
어떻게 보면 '첨단'의 이미지와는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비밀병기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답은 실생활과 밀착된 '헬스케어'다. 존슨앤존슨의 자회사인 제약부분인 얀센사의 폴 스토펠스 회장은 "지금처럼 어려운 시대에는 헬스케어를 개선시키려는 노력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최근 영국 런던서 열린 제약회사 대표회의에서 밝힌 바 있다.
존슨앤존슨은 크게 2가지에 집중하고 있다. 캐롤 굿리치 존슨앤존슨 미디어담당 국장은 "실제적 필요성과 차별화를 통해 존슨앤존슨은 미래의 제약시장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제약사들이 에이즈 치료에 관해 충분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직도 더 좋은 약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한방에 엄청난 '혁명적 변화'를 이루려기보다는 실생활에 바탕을 둔 '진화'쪽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존슨앤존슨은 결핵 치료를 목표로 한 완전히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굿리치 국장은 "결핵 치료제 개발은 그 분야에서의 완성이 아닌 항생제 연구라는 또다른 영역으로의 진입하기 위한 물꼬를 튼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에이즈 치료제 개발을 통해 C형간염 치료제 개발을 성공하게 된 것도 항상 실제적인, 생활 수준에서의 치료약 개발의 영역확장에 늘 초점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약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소위 '파이프라인'이 말라들어가고 있다는데 있다. 파이프라인이란 아직 상품 등으로 가시화되지는 않았지만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히 큰 연구화 단계의 프로젝트를 뜻한다. 이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조건 새 것, 신기술을 찾아 헤매기보다는 기존의 전통적인 분야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잃지 않으면서 새 파트너를 찾는 일이다.
그동안 대형 제약사들은 학계와는 콜래보레이션을 해왔지만 정작 최첨단 기술을 가지고 있는 대형 제약사간의 콜래보레이션에는 매우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소위 '빅 파마(초대형 다국적 제약사)'들의 실질적 협력 메커니즘이 생활수준의 의약품, 헬스케어 제품 개발을 위해 본격적으로 가동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존슨앤존슨은 위기를 맞고 있는 제약사들이 실제적으로 환자들과 생활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사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현재의 전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앞으로 몇년안에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혁신 또한 몇년안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굿리치 국장은 "우리는 최소 20년을 이후를 바라보고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세기 동안 제약업계가 헬스케어면에서 상당히 큰 전전을 이뤄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실제로 수명기대치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에이즈만 보더라도 몇십년전 발병 후 몇년 정도의 생존기간이 고작이었지만 지금은 적절한 치료제를 투여하면서 관리하면 적어도 20~30년은 더 생존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된 것은 제약사들의 장기적인 연구개발과 환자에 대한 관심 덕분이라고 존슨앤존슨 직원들을 굳게 믿고 있고 상당부분 사실이기도 하다.
혁신보다 더 위의 단계에 있는 것은 환자들의 실제적인 헬스케어 수준향상이다. 실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해 매출을 높이는 것은 두번째 목표라는 것이다. 현재 제약시장은 여러 형태로 위기를 맞고 있다. '미투(Me-too) 제품'으로 불리는 유사의약품의 시대도 사실상 끝났다. 이제는 실제 수요파악과 차별화 구현이 문제해결의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존슨앤존슨이 이 열쇠를 얻는 방법은 '진화'를 통해 자연스러운 전환을 이뤄내는 것이다.
100세 시대를 앞둔 지금 제약과 생명과학의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풀어버릴 수 있는 '묘약'은 바로 진화개념에 바탕은 둔 '통합 솔루션'밖에는 없다는 주장이 세를 얻고 있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최소 10년이다. 승인받는데도 몇년이 걸리는 것은 기본이다.
굿리치 국장은 "파트너십과 콜래보레이션,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연구방식으로의 전환이라는 3가지 요소가 통합될 때만이 진정한 혁신과 세계인류의 건강증진이 실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몇년동안 얀센에서 개발된 제품의 반 이상이 외부와의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나온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ontifex@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