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년 美제약사 BMS, 바이오파마로 '돈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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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혁신이 성장비결
"혁신을 통한 성장(Growth through Innovation)".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모토다.
맨해튼 파크 애비뉴 345번지 BMS 본사. 뱅크오브어메리카, 체이스은행 등 수십층에 이르는 고층건물들 사이에 이 세계적인 제약회사는 소리없이 숨어있었다. 흔한 회사로고도 보이지 않았고 회사 깃발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조용한 회사에서 어떤 변혁이 일어나고 있을까.
전세계 제약업계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는 지금, BMS가 생존과 확장을 위해 선택한 전략은 바이오파마(BioPharma)다. 제약계의 변신 추세인 중증질환과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체제로의 전환을 이 회사는 일찌감치 현실화하고 있었다.
제니퍼 프론 마우어 BMS 기업 커뮤니케이션 담당 이사는 "지난 수년간 BMS는 차세대 바이오파마의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바이오파마는 기업가 정신과 움직임이 빠른 성공적인 바이오테크와의 결합을 이상적으로 이루는 회사"라고 말했다.
이 회사가 추구하는 혁신의 실체는 무엇일까. 마우어 이사는 "혁신은 실험실에서의 획기적인 성과, 생산공정에서의 최신 기술도입, 상품화를 위한 개척가의 정신을 모두 결합해야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경쟁 제약사들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BMS는 최근들어 중증질환 치료에 특화된 신약 3종을 출시했다. 주주들에 대한 배당금도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바이오파마로의 발빠른 전환 덕분이다.
BMS가 호평을 받고 있는 신약 3종은 흑색종 치료제인 어보이(Yervoy), 차세대 항응고제 엘리퀴스(Eliquis), 신장이식 거부반응 치료제 누로직스(Nulojix)다. 이중 어보이와 누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생물학적 제제)이다.
바이오약품은 특정질환에 관여하는 세포나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합성화학 제제로는 해결할 수 없는 중증 만성질환에 효과가 뛰어나며 수익성도 뛰어나 제약시장에서도 각사들이 사활을 걸고 뛰어들고 있는 분야다.
바이오의약품이 환자들과 제약사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질환에 대한 접근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바이오의약품은 화학약품을 합성해 만들지 않고 살아있는 유기체의 구성요소를 원료로 만들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으며 무엇보다 질환의 증상과 원인을 함께 치료할 수 있는 약품이다.
당뇨환자들을 위한 인슐린 제제, 신장병 환자를 위한 조혈 호르몬제, 전염병 예방을 위한 백신이 대표적인 바이오의약품의 범주에 속한다. 또한 바이오의약품의 개발로 난치병으로 여겨졌던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등도 완치의 희망이 보이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개발중인 바이오의약품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1000여종이 넘는다.
바이오파마로의 '올인전략'으로 BMS는 2011년 9%의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매출과 순이익이 급락하기도 했지만 이는 업계 전반에 불어닥친 특허만료와 제네릭 약품들의 공세 때문으로 BMS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마우어 이사는 "단기적인 매출하락은 이미 예상된 일"이라며 "바이오파마로서의 BMS는 이제 막 시작했을뿐"이라고 강조했다. 합성의약품의 시대가 저물고 바아오의약품의 시대가 뜨고 있는 현실에서 초기의 희생은 감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우어 이사는 "실제로 발매 초기라고 할 수 있는 바이오의약품인 흑색종 치료제 어보이는 전체적인 매출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49% 성장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며 바이오파마로서의 미래를 낙관했다.
게다가 BMS의 야심작인 관절염 치료제 오렌시아도 BMS의 바이오의약품군을 이끌 주자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오렌시아는 BMS연구소에서 개발된 최초의 바이오의약품으로 기존의 사이토카인 길항제와는 달리 면역반응을 총괄하는 T셀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인체의 면역공격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바이오파마로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다른 분야에서처럼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바이오파마업계에서 개발되는 제품 중 보건당국의 최종승인을 받는 것은 1만개 중 1개에 불과하다. 이 확률을 붙잡고 연구개발인력들은 '도박'같은 싸움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우어 이사는 그러나 "이 작은 확률이 회사를 성장시키고 나아가 인류의 난치병을 개선하는데 결정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BMS는 현재 전체 연구개발의 3분의 1 이상을 바이오의약품에 할애하고 있다. 최종 생산 약품 기준으로보면 4개 중 하나가 바이오의약품이다.
BMS의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은 크게 6개 분야로 나뉜다. 심혈관질환, 면역질환, 대사질환, 신경질환, 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모두 현재까지는 수요는 엄청났지만 탁월한 치료제가 없던 분야다. 특히 면역-암 부문은 우리 몸의 고유한 면역체계를 활용해 종양세포를 제거하는 혁신적인 접근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올해로 126년째인 BMS. 지난 70년대 최초로 항암제를 개발하고 고혈압 치료에 혁명을 일으켰던 100세가 넘은 회사다. 백수기업의 새로운 도전 바이오파마 변신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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