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도 내라?"…방발기금 개편 논의 올해도 물 건너갈듯
징수율 인하 제도개편 '함흥차사'…방미통위 "8월 말까지는 불가"
케이블TV 업계, 방발기금 부과 처분 취소 행정소송 검토도
-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가입자 감소와 수익성 악화를 겪는 유료방송 업계에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징수라는 또 한차례의 '환난'이 다가오고 있다. 업계 전체의 합산 영업이익보다 정부에서 징수하는 '방발기금'의 액수가 더 크기 때문이다.
업계는 현실과 동떨어진 징수율을 호소하며 징수제도 개편을 요구하고 있지만 방송통신미디어위원회의 '함흥차사'로 올해 제도 조정은 사실상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방미통위 출범이 늦어진 데다 제도 개편 절차도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8월 방발기금 고지 전까지 마무리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방미통위는 1일 서면으로 제21차 위원회를 열고 '방발기금 분담금 징수 및 부과 등에 관한 사항 일부개정안을 의결했다. 의결 내용은 방발기금 분담금 관련 사무 주체를 기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방미통위로 변경하는 것이다. .
방미통위 출범 이후 처음 이뤄진 방발기금 관련 고시 개정이었지만 소관 부처 변경 등 행정적 사항을 반영하는 데 그쳤다. 업계가 호소하고 있는 징수율 조정 관련 개선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그간 케이블TV를 비롯한 유료방송 업계는 가입자 감소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징수율 인하를 지속해서 요구해왔다.
방송통신발전기금은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제25조에 근거해 방송사업자·통신사업자 등이 매출액 대비 일정 비율을 납부하는 특별부담금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관련 고시에 따라 방송서비스매출의 1.5%를 매년 납부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24년 기준 전체 SO가 납부한 방발기금은 총 250억 원이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의 총 합산 영업이익은 149억 원에 불과하다. 번 돈 이상을 기금으로 납부한 셈이다.
현 방발기금 부과 기준은 지상파·종합편성채널·홈쇼핑 등과 같은 기준이다. SO 방발기금 징수율은 2017년 개정 이후 한 차례도 조정되지 않았다.
그러는사이 주요 SO의 영업이익은 2014년 4500억 원에서 지난해 148억 원으로 97% 급감했고 방송사업 부문에서만 최근 4년 연속 100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방발기금을 포함한 미디어 재원 체계 전반을 손질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취임 6개월 기자간담회에서 방발기금을 포함한 재원 조달 개선과 유료방송 지원 방안을 미디어발전위원회의 핵심 의제로 제시하며 "단기·중기·장기 맞춤형 개선 방안이 통합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미통위 출범이 예정보다 늦어진 데다 미디어발전위원회 구성과 별도로 방발기금 제도 개편을 위한 연구반 논의와 의견수렴 절차도 이제서야 시작 단계에 머물면서 올해 부과분에 인하를 반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방발기금은 매년 8월 그해분 징수율을 고지하고 9월과 11월에 나눠 납부한다.
방미통위는 위원 추천 지연으로 출범 6개월 만인 4월에서야 의사정족수를 갖추고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이후 방발기금 제도 개편을 위한 연구반 용역 등을 시작한 만큼 논의와 의견수렴 절차는 이제 시작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방발기금) 고지 기한이 8월 말로 돼 있고 (인하 등) 조정을 하려면 그 안에는 제도 개선이 돼서 (고시) 개정이 돼야 한다"며 "(제도개선) 방법을 찾아야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8월 말까지는 불가능하다. 관련 사업자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개편) 방법을 찾아야해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도 개선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료방송 업계는 절망감을 숨기지 않는 분위기다. 올해도 현행대로 방발기금이 부과될 경우 '부과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에 나서는 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올해 제도 개선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다"며 "부과 처분이 이뤄지는 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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