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베테랑의 '감'을 AI에 심었다…SKB 인터넷 지키는 'C-One'

[인터뷰] 이승준 SK브로드밴드 Network AT·DT추진팀장

이승준 SK브로드밴드 Network AT·DT추진팀 팀장이 서울 중구 SK브로드밴드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AI 관제진단 에이전트 'C-one' 개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제공)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지도. 초록색, 파란색 동그라미 사이로 빨간색 동그라미가 도드라진다. 이 지역의 인터넷 품질 등을 보여주는 고객경험지표(CEI)는 73점. 인근 지역에 비해 10점가량 낮다.

AI 분석을 실행하자 곧바로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는 수만, 수천 건의 네트워크 데이터를 분석해 품질 저하 원인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정보센터와 광선로, 광회선 종단장치, 단말까지 문제 발생 구간을 단계별로 짚어낸 AI는 수 초 만에 '품질 분석 보고서'를 생성해 냈다. AI의 진단에 따라 원격으로 장비를 '리셋' 하자 빨갛게 타오르던 동그라미는 이내 초록색으로 변했다.

이 AI에는 27년 동안 네트워크 현장을 누빈 베테랑 엔지니어의 경험이 담겨 있다.

SK브로드밴드(033630)의 AI 관제·진단 에이전트 'C-One' 이야기다. 고객이 "인터넷이 조금 느려졌나?"라고 채 느끼기도 전에 이상 징후를 찾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C-One은 고객경험지표(CEI)를 기반으로 유선 네트워크의 이상 징후를 AI가 자동으로 탐지하고 원인과 점검 우선순위를 즉시 식별하는 에이전트다.

"27년 노하우를 AI가 배우다"

개발 과정도 독특했다. 27년 경력의 네트워크 전문가가 현장에서 쌓은 판단 기준과 노하우를 하나씩 풀어냈고, 입사 2년 차 개발자가 이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와 서비스로 구현했다.

'선배' 역할을 맡은 이승준 SK브로드밴드 Network AT·DT추진팀 팀장은 뉴스1과 만나 "AI를 통해 조직이 해온 일의 역사를 시스템에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관제·진단 에이전트 'C-One'을 통해 네트워크 품질 모니터링 중인 SK브로드밴드 구성원들의 모습. (SK브로드밴드 제공)

그가 속한 팀은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운영 업무 혁신을 추진하는 조직이다.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의 불편과 문제점(Pain Point)을 찾아 AI 에이전트와 데이터 활용 체계를 기획·개발해 실제 업무에 안착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최근 SK브로드밴드가 전사적으로 AX(인공지능 전환)를 추진하는 흐름 속 역할이 커졌다. SK브로드밴드는 구성원 누구나 AI 에이전트를 직접 개발하고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올해 2월 데이터 분석과 코딩 지원 기능을 갖춘 플랫폼 '플레이그라운드'를 구축했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위치 기반 사내 분석시스템인 'LDAS'와 연동돼 다양한 내부 데이터를 AI 에이전트 개발에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플레이그라운드를 통해 개발 및 운영 중인 AI앱은 이달 기준 800여 개다. 이 중 30여 개 AI 에이전트는 현장에 적용됐다.

C-One도 플레이그라운드에서 탄생한 대표적인 AI 에이전트다. 이 팀장에 따르면 C-One 개발은 'AI를 가지고 네트워크 운영 업무를 어떻게 더 효율적이면서도 일관되게 할 것인가'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이 팀장은 "네트워크 관제와 품질 관리 업무는 다양한 시스템과 수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봐야 하고 담당자의 경험과 숙련도에 따라 판단 속도와 품질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고객경험지표(CEI)와 네트워크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해 이상 징후를 더 빠르고 일관되게 파악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승준 SK브로드밴드 Network AT·DT추진팀 팀장이 서울 중구 SK브로드밴드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AI 관제진단 에이전트 'C-one' 개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제공)
"가장 어려운 건 AI가 아니라 사람의 경험"

그는 특히 기존 네트워크 관제 방식의 한계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이 팀장은 "기존에는 품질 이슈가 발생하면 여러 시스템을 각각 열어보고 관련 데이터를 따로 확인하면서 담당자가 경험에 의존해 원인을 좁혀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 방식은 숙련자에게는 익숙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단순한 이상 탐지 기능을 넘어 데이터 의미 분석이 가능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이 팀장은 "데이터를 모아 현장 직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형태로 연결하고 해석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며 "네트워크 운영 데이터는 종류도 많고 이를 보는 관점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에 이를 정렬해 '의미 있는 데이터'로 연결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렇게 개발한 C-One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현장과 소통하며 완성단계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AI가 아무리 빠르게 답을 제시해도 사람이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이해할 수 없으면 쓰지 않게 된다"며 "그래서 결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데이터와 기준을 바탕으로 그런 판단이 나왔는지 설명 가능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처음부터 AI에 모든 판단을 맡기기보다는 현장 담당자가 함께 검증하고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고도화했다"고 말했다.

AI 관제·진단 에이전트 'C-One'을 통해 네트워크 품질 모니터링 중인 SK브로드밴드 구성원들의 모습. (SK브로드밴드 제공)
"AI는 성능보다 현업의 신뢰가 먼저"

C-One 덕에 고객 불편이 발생하기 전 이상 징후를 탐지하고 선제적으로 조치하는 것이 수월해졌다.

이 팀장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현장의 문제를 보는 출발점과 대응 속도"라며 "기존에는 여러 시스템과 데이터를 개별적으로 확인하며 원인을 좁혀갔다면 도입 후에는 고객경험지표(CEI) 변화와 관련 지표를 한 번에 연결해 볼 수 있게 되면서 어디부터 살펴봐야 하는지가 훨씬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향후 목표는 C-One을 장애 탐지부터 처리·복구까지 AI가 스스로 수행하는 '자율 복구 에이전트'로 고도화하는 것이다. 2030년까지 잠재 불만 건수를 40% 이상 감소를 추진한다.

AI 에이전트 개발 과정이 세대 간 소통과 협업의 계기라고 회고한 그는 AX를 추진하는 기업에 '현장의 반복 업무와 불편을 얼마나 정확히 짚어내느냐'에서 시작해 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재능 있는 후배와 경험 많은 시니어가 함께 대화할 때 비로소 쓰이는 AI가 만들어진다"며 "처음부터 완벽한 AI를 만들겠다는 접근보다 작은 문제라도 실제로 같이 해결하면서 현업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AI 모델은 성능만으로 성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승준 SK브로드밴드 Network AT·DT추진팀장

△現 Network AT/DT 추진팀장

△Access Infra eng팀

△서비스 품질혁신팀

△통합 추진 TF 사무국(Tbroad M&A)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