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이코노미 시대, 마중물로 부족…정부가 '설계자' 돼야"

국민경제자문회의-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AX 대응 주제로 심포지엄 개최

권용현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 부사장은 2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공동 심포지엄'에서 민간이 요구하는 AI 생산기반과 정부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 뉴스1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정부가 퍼스트 바이어(첫 고객)가 돼야 합니다."

AI 산업이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 시대로 접어드는 가운데 정부가 AI '풀 스택' 생태계를 구축하고 공공이 초기 시장의 구매자가 되는 등 '시장 설계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최근 AI 경쟁이 모델 성능 중심에서 AI 생산기반 경쟁으로 옮겨가는 만큼 정부가 성장 기반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5일 양대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공동 심포지엄을 열고 AI 대전환(AX) 시대 국가 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권용현 LG유플러스(032640) 기업부문장(부사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민간이 요구하는 AI 생산기반과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권 부사장은 최근 AI 산업이 토큰을 생산·처리·활용하는 'AI 팩토리'(AI Factory) 시대로 접어들면서 기업 경쟁력이 토큰을 얼마나 저렴하고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국내에는 이를 뒷받침할 AI 생산기반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고 봤다. 국내 AI 산업의 4대 병목요인으로는 △인프라 △전략적 자본 배치 △시장 수요 △제도·가이드라인을 꼽았다.

권 부사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넘어 시장 설계자이자 생태계 기획자, 국가 자산 공급자로 역할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공공이 '퍼스트 바이어'(첫 고객) 역할을 맡아 새로운 AI 기술과 서비스의 초기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고 했다.

권 부사장은 "경쟁력의 척도가 모델의 성능에서 토큰 생산, 처리, 활용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보안, 규제, 비용 리스크를 제거하고 신속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국가 차원의 AI 풀 스택 생태계 구축과 공공의 초기 시장 창출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AI 서비스를 만드는 데 필요한 전 과정을 갖추는 AI 풀 스택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전략적 자본 재배치와 AI 데이터센터(AIDC) 확충, AI Safe Harbor 도입, 공공데이터 활용 확대 등을 정부가 추진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백용욱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도 국가 주도의 AI 인프라 투자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우리나라는 내수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왜 해외 국가와 기업이 한국의 AI 기술과 서비스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 제공)
"피지컬 AI 시대, 국가 차원의 '턴키 전략' 설계해야"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제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피지컬 AI' 전략도 제안됐다.

장영재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석좌교수는 AI와 로봇, 제조기술을 결합한 '제조 피지컬 AI 턴키 전략'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며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제조업은 자동화와 디지털화를 넘어 피지컬 AI 기반의 자율 제조 시대로 진입하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제조 패러다임이자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기회가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로봇을 파는 나라가 아닌 '공장을 파는 나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로봇과 인공지능(AI), 제조 기술을 개별적으로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제공해야 한다는 차원이다.

이런 '제조 피지컬 AI 턴키 전략'을 국가 차원에서 설계하고 제조 AI 강국 실현을 위한 기술개발을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했다. 전략은 AI와 로봇, 제조 기술을 결합해 공장 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구축·수출하는 개념이다.

장 교수는 "제조 피지컬 AI는 한국이 보유한 제조 역량과 AI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기회"라며 "재래식 주방에 장작 몇 개 준다고 달라질 일은 아니다. 국가 차원에서 통합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현철 현대자동차 상무는 "현재 로봇 부품 생태계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며 "협력사를 클러스터로 유치하기 위한 세제 혜택과 초기 시설 투자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피지컬 AI 확산을 위한 정부 지원을 당부했다.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우리의 강점을 살린 AI 풀 스택 전략을 구축하고 기업과 정부가 공동 대응하는 국가 차원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선택의 기회조차 사라질 수 있다"고 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