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공, '병역필·면제' 채용 조건 없앤다…"블라인드 채용 원칙"

병역법상 채용 제한 대상 아닌 입영 예정자 일률 배제 없애
"입사 후 군복무 공백 대체인력 관리로 완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여 올해 하반기 채용부터 '병역필 또는 면제자' 요건을 없앤다.

병역법상 채용할 수 없는 병역기피자와 복무이탈자 등은 계속 제한하되, 아직 입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입영 예정자까지 일률적으로 배제해 온 채용 관행을 고치겠다는 취지다.

22일 소진공에 따르면 공단은 올해 하반기 채용부터 '병역필 또는 면제' 조항을 삭제할 계획이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인권위 자료에 따르면 인권위는 소진공의 기존 채용 공고가 병역판정검사 기피자, 징집·소집 기피자, 복무이탈자 등 병역법 제76조상 채용 제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입영 예정자까지 응시 단계에서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역법 제76조는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고용주가 병역판정검사 기피자, 징집·소집 기피자, 군 복무 이탈자 등을 공무원이나 임직원으로 임용·채용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병역법 시행령도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고용주가 채용 과정에서 병역기피나 복무이탈 사실이 없는지를 확인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병역법엔 군 입대를 앞뒀다는 사정만으로 채용을 제한하는 별도 규정은 없다.

소진공 관계자는 "인권위가 병역법상 채용 제한 대상이 아닌 입영 예정자까지 일률적으로 배제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공단은 권고 취지를 존중해 지원 자격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소진공은 병역 이행 여부를 평가 과정에서도 배제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공정채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고 있어 병역 관련 정보가 지원자의 직무역량 판단으로 이어지지 않게 한다는 설명이다.

소진공은 제도 개선에 따른 '업무 공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분기별 휴직 예정자 현황을 조사하고 대체 인력을 운용하는 기존 인력관리 체계로 입영 휴직에 대응할 방침이다. 휴직 수요를 사전에 파악해 인력을 보완함으로써 조직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조치가 다른 공공기관 채용 요건까지 바꿀지는 미지수다. 올해 공고 기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신입사원 지원 자격으로 남성의 경우 병역필 또는 면제자를 요구하면서 일정 시점 이전 전역 예정자에게 응시 기회를 부여했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도 고졸 전형을 제외한 신입 채용에서 남성의 병역필 또는 면제 요건을 두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와 예금보험공사, 코트라 등도 최근 채용공고에서 병역필·면제 또는 전역 예정자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인권위는 2005년 경찰 채용시험의 군필자 제한 역시 군 미필자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라고 판단해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