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도 돈맥경화"…中企, 국회에 32개 입법과제 전달
납품대금 지급기한 30일 요구…온플법·신산업 규제특례법도 핵심
플랫폼 비용 매출 21.7% 협상력 격차…"K자 양극화 해소해야"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중소기업계가 제22대 국회 후반기 입법 과제로 '중소기업 돈맥경화' 해소를 전면에 내세웠다. 반도체 대기업들이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납품대금 회수 지연과 원가 부담, 고금리 여파 등에 경영 압박을 받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0일 '제22대 후반기 국회에 바라는 중소기업 입법과제'를 발표하고 6개 상임위원회 소관 28개 법률 관련 32개 과제를 국회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중 10개를 핵심과제로 선정했다.
중기중앙회는 앞서 이달 16일 조정식 국회의장에게 입법과제를 전달했다. 향후 여야 정당과 국회 상임위원회를 상대로 정책간담회 등을 열고 핵심 과제의 입법화를 건의할 방침이다.
거래환경 개선 분야의 초점은 중소기업의 협상력과 자금 유동성 확보다.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과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중소기업협동조합에 협의요청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개별 중소기업이 대기업·원사업자와 납품단가나 계약 조건을 협의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업종별 협동조합이 공동 협의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납품대금 법정 지급기한도 대폭 단축해야 한다고 봤다. 중기중앙회는 상생협력법과 하도급법상 지급기한을 현행 60일 이내에서 30일 이내로 줄이고, 대규모유통업법상 직매입 거래는 60일에서 30일로, 특약매입 등 거래는 40일에서 20일로 단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근 납품대금 지급기한 단축 방안 토론회에서는 '30일 원칙'을 제시했다. 기업 규모별 단계 적용, 매출채권 조기 현금화 지원, 조기 지급기업 인센티브 등 보완책을 병행해 중소기업의 자금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기중앙회는 원재료 가격 변동분을 납품대금에 반영하는 납품대금 연동제 고도화도 요구했다. 제도 적용 대상인 주요 원재료 요건을 완화하고 연동 약정을 하지 않는 미연동 계약의 보완책을 마련해야 제도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중기중앙회는 배달앱·오픈마켓·숙박앱 등 플랫폼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주요 판매 경로로 자리 잡은 반면, 거래비용 부담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중기중앙회가 온라인쇼핑몰·배달앱·숙박앱 입점 중소기업 12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6 온라인플랫폼 입점사 거래 실태조사'에 따르면 입점업체의 중개수수료·광고비·정보이용료 등 총 거래비용은 월평균 매출의 21.7%로 집계됐다.
중기중앙회는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거래조건과 수수료 산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비용 전가, 일방적인 약관 변경 등을 막기 위해 온라인플랫폼 거래공정화법(온플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자율규제만으로는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협상력 격차와 거래비용 부담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기중앙회는 신기술 제품·서비스의 신속한 시장 진입과 제도화를 지원할 규제특례법 제정도 요구했다.
현행 규제샌드박스는 제한된 기간·범위에서 사업 실증을 지원하는 데 의미가 있지만, 여러 법령에 걸친 규제를 정비하고 사업화 이후 제도화까지 연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중기중앙회는 AI와 디지털 전환, 탈탄소 분야에서 새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한 중소기업이 규제 공백과 충돌로 사업 기회를 잃지 않도록 규제특례 운영과 법령 정비를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의 탈탄소 전환 지원체계 마련도 과제에 포함했다. 탄소배출 관리가 대기업 납품과 수출 경쟁력의 요건으로 떠오르는 만큼, 중소기업의 설비 전환과 배출량 측정·검증 비용을 지원할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희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양극화를 극복하고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한국 경제 대도약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제22대 후반기 국회가 중소기업 입법과제를 세심히 살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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