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활성화 핵심은 자본배분 기능 회복…상폐 기준 차등화 필요"

중기중앙회·중기학회 포럼 개최…코스닥 제도개선 방향 논의
"상장 진입비용·유지 부담 낮추고 세그먼트·상장폐지 기준 개선해야"

중소기업중앙회 전경 ⓒ 뉴스1 DB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코스닥이 우량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 거듭나려면 상장 진입 문턱은 낮추고 부실기업의 퇴출 기능은 정교화하는 등 시장의 전 과정을 손봐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단순히 상장기업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매출·현금흐름·기술력·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혁신기업을 선별하고 장기 기관자금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기중앙회와 한국중소기업학회는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혁신벤처포럼 '모두가 찾는 코스닥-혁신 강소기업과 투자자가 함께 크는 자본시장'을 공동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서는 코스닥시장에서 기업이 겪는 과정을 '진입·상장 준비→상장유지·성장→퇴출·시장이탈'로 나눠 단계별 애로사항과 제도적 문제점을 짚고 개선 방향을 모색했다.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혁신시장으로서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맡아 세계 주요 자본시장 간 기업 유치 경쟁을 중심으로 코스닥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강형구 한양대 교수는 우량 중소·벤처기업의 상장 진입 비용과 불확실성을 낮추면서도 시장의 기업 선별 기능과 투자자 보호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근 상명대 교수는 코스닥시장의 상장유지와 퇴출 과정에서 우량·혁신기업과 재무적으로 취약한 기업이 함께 증가하는 '이질성 확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하며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유병준 서울대 교수를 좌장으로 중소기업계와 벤처업계, 자본시장, 학계, 한국거래소 관계자 등이 참여해 코스닥시장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김희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좋은 기업의 상장 부담을 낮추고, 세그먼트 제도가 성장기업에 대한 낙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퇴출 단계에서도 매출·영업이익·성장성 등을 함께 고려해 실제 부실 여부를 정확히 가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총장은 세그먼트 제도 시행과 상장폐지 기준 강화에 앞서 진입·성장·퇴출 전 과정을 아우르는 '코스닥 성장사다리 전환 프로그램'을 먼저 가동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진성훈 코스닥협회 연구정책그룹장은 세그먼트와 상장폐지 기준을 마련할 때 시가총액뿐만 아니라 매출과 현금흐름, 기술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고 공시규제도 기업 특성에 맞게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기 기관자금 유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우량기업이 코스닥에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코스닥벤처펀드와 코너스톤 제도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너스톤 제도는 기업공개(IPO) 전 기관투자자가 일정 물량을 사전 배정받고 일정 기간 의무 보유하는 방식이다.

이기백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이사는 코스닥만의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하고 민관이 함께하는 30조원 규모의 "코스닥 활성화 펀드"를 조성해 혁신기업에 장기 성장자금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거래소는 업계와 학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병모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장부장은 "세그먼트 제도 관련 연구와 자문위원회 운영을 통해 업계·학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닥의 자본배분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신현한 연세대 교수는 "코스닥 활성화의 핵심은 자본배분 기능의 회복"이라며 "혁신기업에 자금이 공급되고 그 성장이 다시 후속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민 가천대 교수는 승강형 세그먼트와 복수의결권, 상장폐지 기준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제도는 '선 실증 데이터 검증, 후 제도 확산' 원칙에 따라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