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대금 지급기한 50년간 동일 기준…中企 61% "'30일 정산' 적정"

중소기업 10곳 중 7곳 "지급기한 단축시 경영에 도움"
위탁기업 "급격한 지급기한 단축 부담…지원책 동반돼야"

27일 경기 광주시에 위치한 한 플라스틱 기업 공장 원료창고의 모습. 2026.3.27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이 납품대금 지급기한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정한 지급기한으로 현행 60일의 절반 수준인 '30일'을 가장 많이 꼽았다.

23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위탁거래가 있는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납품대금 지급기한 단축 관련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탁기업의 71.0%가 법정 지급기한을 현행 60일보다 단축할 경우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현행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원사업자는 물품을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 가능한 짧은 기간 안에 납품대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60일 이내' 지급이 관행 처럼 여겨지고 있다. 최근 1년간 수탁기업 중 납품대금을 30일 이내에 받은 기업은 53.7%, 30일 초과 60일 이내에 받은 기업은 43.6%를 기록했다. 법정 지급 기한인 60일을 초과해 받은 기업도 2.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위탁기업의 경우 62.6%가 30일 이내 납품대금을 지급했다고 답했다. 30일 초과 60일 이내 지급한 기업은 36.8%, 60일을 초과한 기업은 0.6%였다.

적정한 법정 납품대금 지급기한을 묻는 질문에는 '30일'이라는 응답이 60.6%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15일' 18.0%, '45일' 9.4%, '40일' 4.0%, '50일' 3.4% 순이었다.

중소기업계 "대금 못받는 기간 길어질 수록 부담 커져"

중소기업계에서는 납품 이후 대금을 회수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운전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소기업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 속 연체율 급증에 따른 중소기업의 유동성 문제가 제기된다"며 "중소기업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빠른 자금회전이 필수지만 대금 지급기한이 지난 50년간 동일조건으로 운영되고 있어 중소기업 자금사정 악화에 영향을 주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조사에서 지급기한을 단축할 경우 기대되는 효과로 '자금 유동성 개선'이 55.3%를 기록하며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거래처 대금의 원활한 지급' 40.9%, '대출이자·수수료 등 금융비용 절감' 1.8% 순이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러한 현장의 애로사항을 고려해 앞서 중소기업 납품대금 지급기일 단축을 추진해온 바 있다.

지난 5월 한성숙 당시 중기부 장관은 납품대금 지급 기간 단축 필요성을 언급하며 "현재 60일 수준인 지급 기한을 30일 수준으로 줄이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급격한 납품대금 기한 단축 부담…지원책 동반돼야"

다만 위탁기업들은 법정 지급기한이 단축돼 현재보다 납품대금을 빨리 지급해야 할 경우 위탁기업의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지원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위탁기업 중 납품대금 지급기한 단축 시 부담 정도가 '보통'이라고 답한 기업은 전체 중 41.6%를 기록했다. 32.7%는 '어렵지 않다', 25.7%는 '어렵다'고 응답했다.

대금 지급이 어렵다고 답한 위탁기업 가운데 74.1%는 예상되는 어려움으로 '운전자금 확보 및 단기 유동성 악화'를 꼽았다. 부담이 예상되는 거래구조로는 '구매·발주기업이 1차 협력사에 지급하는 대금 지급기간이 긴 경우'가 39.4%로 가장 많았다.

지급기한 단축을 시행할 경우 필요한 준비기간에 대해서는 '유예기간 없이 시행 가능하다'는 응답이 46.8%로 가장 많았다. 이어 '6개월' 27.0%, '1년' 22.8% 순이었다.

법정 지급기한 단축에 필요한 지원정책으로는 '운전자금 저리융자 및 보증 확대'가 58.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외상매출채권·어음 등 결제수단의 만기 단축' 24.0%, '매출채권 팩토링·보험 등 매출채권 조기 현금화 지원 확대' 16.2% 순이었다.

양찬회 중기중앙회 전무이사는 "납품대금 지급기일 단축은 중소기업의 유동성을 확충해 자금난을 완화하는 등 기업경영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상위 구매·발주기업의 지급기간이 긴 일부 업종에서는 대금 수령과 지급 간 시차가 발생할 수 있어 업종별 거래구조를 고려해 운전자금 저리융자·보증 확대 등 보완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