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 넘어 K-뷰티 인프라로…실리콘투, 유럽·북미 선투자 결실 [실적why]
플랫폼·물류·오프라인 거점 결합한현지화 전략…폴란드 법인 부상
모이다 100개 청사진·중남미 진출까지…'직매입 유통' 진화 가속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실리콘투(257720)가 유럽과 북미에서의 'K-뷰티' 열풍을 타고 최대 실적을 쓰고 있다.
화장품 직매입·수출에 그치지 않고 현지 물류와 법인, 모이다 매장, 자체 B2B·B2C 플랫폼을 연결하는 사업 모델이 유럽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실리콘투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025억 9700만 원으로 전년 동기(2652억 8600만 원) 대비 51.8%, 영업이익은 829억 7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521억 8200만 원) 대비 59.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0.6%로 시장 기대치를 15~18%가량 웃돌았다. 당기순이익은 723억 원으로 103.2% 늘었다.
2분기 유럽(약 43%)과 북미(약 22%)가 전체 매출의 약 65%를 차지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2분기 유럽 매출은 173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6% 증가했다. 북미 매출도 873억 원으로 78.3% 늘었다.
연결 기준 상반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491억 5300만 원과 1475억 1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46.6%와 47.6% 늘었다.
상반기 매출 대부분은 기업 고객 대상 도매(기업간 거래·CA)에서 나왔다. CA 매출은 7067억 원으로 전체의 94.3%를 차지했다. 개인 고객 대상 역직구(PA)는 304억 원, 풀필먼트는 120억 원이다. 온라인 도매 플랫폼을 기반으로 대형 유통망과 현지 리테일러에 제품을 공급하는 구조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지역별로는 EU와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 권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반기 연결 기준 유럽연합(EU) 매출은 2493억 원으로 북미 매출 약 1750억 원(미국 매출 1350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영국 매출 688억 원까지 합산하면 유럽 권역 매출은 약 3181억 원으로 전체의 42.5%에 달한다.
이중 폴란드 법인 SKO Sp. z o.o.의 상반기 매출은 2233억 원으로 전년 동기(1029억 원) 대비 117.1% 증가했다. 유럽이 실리콘투의 최대 권역으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변화는 현지 거점 확대와 맞물린다. 반기보고서 기준 실리콘투는 상반기 스페인·포르투갈 법인을 신규 출자해 연결 대상 종속회사에 편입했다. 기존 유럽 법인망에 스페인·포르투갈 법인까지 더해 통관·재고 관리와 현지 유통 채널 확대를 위한 기반을 넓혔다.
오프라인 편집숍 모이다는 단기 매출 확대보다 현지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K-뷰티 인지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사업이다.
실리콘투는 2024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모이다 1호점을 연 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탈리아 밀라노 등으로 오프라인 거점을 넓혔다.
모이다는 여러 K-뷰티 브랜드를 직접 체험·구매하는 공간인 동시에, 현지 소비자 반응과 트렌드를 확인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모이다에서 축적한 현지 소비자 반응과 판매 인사이트를 온라인 플랫폼·글로벌 물류망과 결합해 브랜드 소싱과 현지화 전략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실리콘투는 멕시코 법인을 발판으로 중남미를 다음 성장 지역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멕시코 법인의 현지 운영 세팅을 마치고 6월부터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멕시코 법인은 북미와 남미를 잇는 거점으로 현지 직매입 구조를 기반으로 물류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다만 신규 법인 가동과 오프라인 거점 확대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은 아직 남아 있다. 상반기 기준 멕시코 법인의 매출은 2억 9071만 원, 반기순손실은 10억 1641만 원이다.
프랑스·이탈리아 법인과 독일 모이다 법인, 새로 설립한 스페인·포르투갈 법인도 상반기에는 적자를 기록했다.
직매입 모델 특성상 급증한 재고자산의 회전율 관리가 하반기 수익성 변수로 남았다. 상반기 말 연결 기준 재고자산은 4509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0.3% 늘었다. 총자산에서 재고가 차지하는 비중도 46.76%로 상승했다. 해외 법인과 물류 거점, 모이다 출점이 늘수록 선재고가 필요한 직매입 구조다.
김성운 실리콘투 대표는 모이다 매장을 현재 18개 수준에서 연말 37개, 2027년 100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창업자 지배력은 여전히 강하지만 예전만큼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28.81% 지분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글랜우드크레딧 계열 실크투자목적회사가 RCPS 전환 뒤 6.72%를 보유하면서 외부 투자자 영향력도 커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투에게 2분기는 유럽을 새 주력 시장으로 키우고 오프라인 편집숍과 현지법인·물류망을 먼저 깔아놓은 전략이 숫자로 확인된 분기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확장 투자를 통해 쌓은 재고를 얼마나 빠르게 판매로 전환할지가 하반기 수익성을 가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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