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정년제 운영 비중 22.9%…일자리 순환체계 필요"(종합)

정년연장 혜택, 대기업에 집중…"고용 양극화 키울 수 있어"
중기부 "청년-중장년 세대 간 일자리 순환체계 고민해야"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2회 중소기업 인력포럼이 개최됐다. 2026.8.11 ⓒ 뉴스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연장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과 관련해 중소기업계가 일률적인 정년연장에 우려를 나타냈다. 법정 정년을 일괄적으로 늘릴 경우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커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고용 격차가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 고령자 비중 44%…정년제 운영은 10곳 중 2곳뿐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는 11일 중소기업중앙회, 중소벤처기업연구원과 함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정년연장 대응을 위한 중소기업 세대상생 고용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중소기업 인력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실장은 최근 중소기업 임금근로자는 39세 이하 감소폭과 50세 이상 증가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임금근로자 중 50세 이상 고령자 비중은 2015년 31.6%에서 2025년 44.0%로, 10년간 12.4%포인트(p) 증가한 상황으로, 2021년부터는 39세 이하 청년 비중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노 실장은 "대기업의 95.1%는 정년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에서정년제를 운영중인 기 기업은 22.9% 수준"이라며 "다만 세부적으로는 중소기업 중에서도 10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은 92.8%가 거의 정년제를 운영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중기 대부분 차지하는 30인 미만 소규모 기업에서 정년제 운영 비중이 매우 낮게 나타난다"고 전했다.

"정년연장 혜택, 일부 대기업에 집중"…중소기업 비용 부담 우려

중소기업계에서는 일률적인 정년연장은 오히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격차만 키울 수 있으며, 중소기업의 자율적인 계속고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유연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기업 규모나 업종별 여건에 맞게 자유로운 고용방식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들은 장기간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어오며 자체적으로 재고용하는 방식으로 이미 운영하고 있는데, 자연스러운 흐름을 의무적으로 강제하면 현장에서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강조했다.

양 본부장은 "정년 퇴직자 중 45%가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서 정년 퇴직자는 6.5%에 불과하다"며 "일부 대기업이나 공공부문에 혜택이 많이 갈 텐데, 중소기업은 혜택을 못 받는 양극화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년연장이 전체 고령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는 아니라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소기업이나 영세 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 중 대부분은 이미 그전에 일자리에서 나가게 된다"며 "정년 연장에 따른 혜택이 전체 고령 근로자에게 가는 것이 아니고 아주 일부의 대기업 근로자들에게만 가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률적 정년 연장은 기업에 굉장히 큰 비용 충격이 될 수 있어 현금 지원 같은 문제로는 해결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재고용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임금 조정도 할 수 있게 해주고, 직무 재배치도 가능하게 하는 등 조치를 풀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년·고령자 함께 일하는 구조 필요"…일자리 순환 해법 주목

정부는 청년의 대기업 이직과 40·50세대의 중소기업 재취업이 이어지는 '일자리 순환체계'를 구축하고, 정년연장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중소기업들이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순재 중소벤처기업부 지역기업정책관은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경력 이직하는 성장 사다리로 삼고 있고, 40·50세대는 명예퇴직 후 다시 중소기업으로 오는 하방사다리가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일자리 순환체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 업계에서도 단순 정년 연장은 안 되고 현재 재고용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지만, 다른 대안을 살펴보며 이야기하면 더욱 설득력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