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폭염에 "밖은 못 걷겠다"…시장 텅 비고 쇼핑몰 북적

한낮 외출·외식 줄며 식당·전통시장 타격…체류형 실내 공간은 방문객 증가
전통시장 냉방시설 설치율 28.9%…소상공인 전기료 부담도 가중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한 상인이 땀을 닦고 있다. 2026.8.5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식당과 전통시장에서 대형 카페와 쇼핑몰 등 체류형 실내 공간으로 옮겨가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연일 40도에 육박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업종과 영업 형태에 따라 체감경기가 엇갈리고 있다.

무더운 시간대의 외출 자체를 줄이면서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 골목상권이나 오피스 상권에서는 점심시간 외식 수요가 줄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장 모 씨(57)는 "가게 안은 에어컨을 틀어 시원하지만 손님들이 더운 날씨에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는다"며 "점심 손님이 줄어 재료 준비 물량도 예전보다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인 2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 여름 휴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8.2 ⓒ 뉴스1 김민지 기자

전통시장은 외출 감소에 더해 냉방 여건까지 취약해 타격이 크다. 노상형이나 골목형 시장은 이동 과정부터 더위에 그대로 노출되는 데다 시장 내부에서도 충분한 냉방이 어려운 곳이 많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 상인은 "너무 덥다 보니 낮에는 시장을 찾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상인들도 더위를 버티기 어려워 잠시 문을 닫거나 영업시간을 조정하는 점포가 있다"고 전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전통시장 1403곳 가운데 냉방시설이 설치된 곳은 405곳으로 설치율은 28.9%에 그쳤다.

반면 대형 카페와 쇼핑몰 등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체류형 공간으로 소비가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다. 시원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소비자의 업종 선택보다 이동 방식과 체류 공간을 바꾸고 있다고 분석한다. 목적지까지 이동해야 하는 외식과 전통시장 소비는 줄고, 한 번 들어가면 오래 머물 수 있는 대형 실내 공간이나 카페로 소비가 집중된다는 것이다.

다만 냉방기 가동시간이 길어지면서 전기요금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어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조 모 씨(43)는 "최근 전기요금이 지난달보다 20% 이상 오른 것 같다. 평소 80만 원 정도 나오던 요금이 100만 원 정도로 늘었다"며 "날씨가 더워 냉방시설을 더 강하게 가동할 수밖에 없어 전기요금 부담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업계 관계자는 "폭염이 심해질수록 소비자는 이동 거리가 짧고 오래 머물 수 있는 시원한 공간을 선택하게 된다"며 "이런 소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전통시장 등 냉방 인프라 확충과 전기요금 부담 완화 등 맞춤형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낮 최고기온 38도 안팎으로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샌드아지트를 찾은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6.8.4 ⓒ 뉴스1 이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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