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1%대' 中企 대출 연체율…고금리·내수부진에 '빨간불'
5월 말 중기 대출 연체율 1.0%…고금리·내수 부진에 상환 부담 가중
"부실 숨기는 것 아닌 기업 회복 지원으로 건전성 유지해야"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11년 만에 1%대로 올라서면서 중소기업의 자금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코로나19 당시 금융지원으로 가려져 있던 부실이 지원 종료 이후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가운데 고금리와 내수 침체, 원가 부담까지 겹치며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1.0%로 전월보다 0.10%포인트(p) 상승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1%대를 기록한 것은 2015년(1.11%) 이후 약 11년 만으로, 장기 평균(0.84%)을 크게 웃돌았다.
세부적으로는 중소법인 대출 연체율이 1.11%로 전월보다 0.13%p 상승했고,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0.84%로 0.06%p 올랐다. 2023년 1분기 0.42% 수준이었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와 내수 부진, 고금리 기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중소기업의 현금흐름이 크게 악화된 결과로 보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으로 비용 부담은 커졌지만 소비 위축으로 매출 회복은 더디면서 상환 여력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KOSI 중소기업 동향 6월호'에 따르면 제조업 자금 사정 실적 경기전망지수(BSI)의 경우 중소기업 67.0, 대기업 90.0으로 격차는 23.0p로 벌어졌다. 이는 전월 격차(21.0p) 대비 2.0p 늘어난 수준이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응답이 많다는 의미이며, 100 미만이면 경기 악화를 전망하는 응답이 더 많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연체율 상승을 중소기업의 경영 여건 악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중소기업 연체율이 1%를 기록한 것은 분명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며 "코로나19 당시에는 정부의 대규모 금융지원과 대출 만기 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 등으로 실제 부실이 상당 부분 가려져 있었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지원이 종료되면서 잠재 부실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자금조달 여건이 취약해 금리 상승과 매출 감소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며 "연체율 상승은 금융권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상 중소기업 연체율은 0.5~0.7%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수준으로 볼 수 있지만, 1%를 넘어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금융기관의 건전성은 물론 중소기업 도산과 고용 감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 교수는 "정부와 금융당국은 일률적인 대출 확대보다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겪는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에는 정책금융과 보증을 확대하고, 사업성이 낮은 기업은 신속한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투트랙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연체율 관리의 핵심은 부실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기업의 회복을 지원하면서 금융시스템의 건전성도 함께 유지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stopyu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