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대신 버티기"…관세·중동發 300인 미만 中企 고용 한파

300인 미만 사업장 취업자 수 10만 명 가까이 감소
한국은행 "비용충격·심리적 위축, 중기 고용 감소 영향"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일자리정보 게시판 모습. 2026.6.11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중동전쟁 장기화로 원자재와 물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중소기업들의 채용 축소가 현실화하고 있다. 비용 상승을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미루고 결원을 충원하지 않으면서 고용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은행의 '2026년 7월 경제상황 평가'에 따르면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망 교란과 국제유가 상승,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중소기업의 고용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지난 5월 기준 300인 미만 사업장 취업자 수는 2573만 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만 8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00인 이상 기업 취업자가 5만 8000명 늘어난 것과는 대비되는 수준이다.

"비용 충격·심리적 위축이 중소기업 고용 줄여"

한국은행은 중소기업의 고용 감소 배경에 크게 중동 전쟁에 따른 비용 충격과 심리적 위축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화학, 철강 등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원유, LNG 가격 급등에 취약한데, 중소기업은 협상력이 낮은 경우가 많아 비용 상승을 가격에 전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용 충격에 더욱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소기업은 금융여건 악화와 불확실성 충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전쟁의 영향으로 원자재, 물류 비용이 증가하면 기업의 구인 유인은 약화되고, 특히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는 생산 감소가 없더라도 신규 채용을 보류하거나 결원을 미충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지난해부터 대외 불확실성이 이미 높은 수준이었던 데다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업황부진이 누적되면서 기업들의 충격 흡수여력이 약화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제조업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4.6%로 대기업(7.3%)보다 2.7%포인트(p) 낮았다. 부채비율 또한 대기업은 65.2%인 반면 중소기업은 90.5%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비용상승 압력 흡수 어려워…고용 회복속도 완만할 듯"

한국은행은 향후 고용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호조가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면서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비용상승 충격의 영향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회복속도가 완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은 업황 부진 누적으로 고용여력이 소진된 데다 금융여건도 긴축적이어서 비용상승 압력을 충분히 흡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전쟁 협상 지연, 일부 기업 구조조정, AI 영향 가속화 등도 하방 리스크로 잠재해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도 비용 부담이 지속되는 한 중소기업의 채용 회복도 제한적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소기업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소기업은 비용 상승과 불확실성이 동시에 커지면서 채용 여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금융 지원과 인건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