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제조 기술로 화장품 원료 만든다"…제지업계, 미래 먹거리 경쟁
한솔제지, 셀룰로스 기반 미세섬유 '듀라클' K-뷰티 공략
무림 펄프몰드 '무해', 치킨·육류·HMR 탈플라스틱 확대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국내 제지업계가 인쇄용지와 특수지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부가 친환경 소재 비중을 키우며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솔제지와 무림그룹을 축으로 펄프·셀룰로스 기술을 화장품·식품·항공으로 확장하는 종합 소재 기업 전환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213500)·무림페이퍼(009200) 등 주요 제지사들은 화장품 제형 원료부터 항공기 기내식 용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종이 제조 과정에서 축적한 목재·셀룰로스 연구개발 역량을 화장품 제형 원료로 확장해 고부가가치 뷰티 소재 시장을 노리고 있다.
대표 신소재는 셀룰로스 기반 점증제 '듀라클'이다. 듀라클은 철의 5분의 1 수준 무게에 5배 강도를 가진 셀룰로스 미세섬유를 활용해 점도와 사용감을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화학 점증제 대비 생분해성과 안전성을 내세우면서, 제형 안정성과 텍스처까지 잡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듀라클이 화학 점증제 대신 생분해성 소재를 확대 적용하려는 'K-뷰티' 브랜드 니즈와 맞물린다고 보고 있다. 한솔제지는 비건 화장품 인증인 '이브 비건' 획득을 발판으로 국내외 글로벌 브랜드와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다. 이를 계기로 제지에서 종합 소재 기업으로 외연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무림그룹은 100% 천연 생펄프 생산라인을 기반으로 펄프몰드 사업을 키우며 ESG 친환경 포장 설루션 기업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무해' 브랜드의 펄프몰드는 치킨 박스, 빵 트레이, 와인 패키지 등에서 이미 상용화돼 있다.
최근에는 열 접착 방식으로 필름을 밀착하는 '펄프몰드 스킨포장 트레이'로 식품 진공 포장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펄프몰드 스킨포장 트레이는 플라스틱 트레이 없이 진공으로 포장할 수 있어 플라스틱 사용량을 90% 이상 줄여준다. 현재 현대백화점·롯데마트 등 주요 유통 채널에 도입돼 육류·수산물 포장 등에 쓰이고 있다.
무림은 'OK compost HOME' 등 최고 등급 생분해 인증을 발판으로 가정간편식(HMR) 등 고차단 포장재로의 확대 적용도 준비하고 있다. 진공 포장이 필수인 HMR 시장까지 도입시 유통·식품·프랜차이즈 전반에서 펄프몰드 포장재 레퍼런스를 빠르게 쌓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펄프·셀룰로스 기술을 화장품·식품·항공으로 확장하는 추세는 뚜렷하다. 유럽과 북미 주요 제지기업들이 인쇄용지와 복사용지에서 친환경 패키징·바이오 소재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친환경 패키지·신소재 사업이 단기간에는 인쇄용지 등의 매출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럼에도 종이용기가 유통·식품·항공·프랜차이즈 현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선택지로 자리 잡느냐에 따라 제지업계의 체질 개선 성패가 가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펄프·셀룰로스 기술을 고부가 친환경 소재로 재해석해 얼마나 많은 레퍼런스를 확보하느냐가 제지 기업들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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