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中企 '건강 검진'…25만개 기업 위기 징후 미리 잡는다

6만→25만개로 관리 대상 4배 확대…뉴스·SNS까지 AI가 분석
경보 뜨면 문자 발송…융자·R&D·사업전환까지 맞춤 지원

AI 기반 중소기업 위기경보알림 시스템 구축안. (중기부 제공)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정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부실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AI 기반 중소기업 위기경보알림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기존처럼 기업이 부실에 빠진 뒤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위험 신호를 먼저 포착하고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체계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10일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 재도약 지원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 중인 조기경보시스템(EWS)을 AI 기반으로 고도화해 관리 대상을 기존 정책자금 지원기업 6만개 사에서 약 25만개 중소기업으로 4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예산 확보와 시스템 구축에 착수해 이르면 2027년 말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새 시스템은 기존 재무제표와 금융거래, 대표자 신용정보 등 정형 데이터뿐 아니라 뉴스와 산업리포트, 정부 공공데이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비정형 데이터까지 AI가 종합 분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개별 기업뿐 아니라 지역과 산업 단위의 위기 징후까지 조기에 포착한다.

예컨대 중동 전쟁 등으로 국제유가와 나프타 가격이 급등하면 AI가 관련 뉴스와 산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플라스틱 등 화학업종과 해당 지역 기업들의 위험도를 계산한다. 이후 업종별·지역별·기업별 위기등급을 산출하고 필요하면 긴급 사업전환이나 구조개선 지원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AI 분석 결과를 토대로 기업별 위기징후지수를 정상·주의·예비경보·경보 등 4단계로 구분한다. 예비경보나 경보 단계에 들어간 기업에는 문자메시지와 메신저를 통해 위험 상황과 지원 제도를 안내하고 상담을 연계할 예정이다.

위기선제대응 체계 운영안. (중기부 제공)

이후에는 단순 경보에 그치지 않고 기업별 종합진단을 실시한다. 경영 상태와 자산, 시장 경쟁력, 정상화 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한 뒤 구조개선 컨설팅과 사업전환 계획 수립, 정책자금, 연구개발(R&D), 보증, 채무조정 등을 패키지 형태로 지원한다.

중기부는 위기 대응 조직도 개편한다. 현재 분산 운영 중인 사업전환센터와 재도전지원센터, 테크노파크(TP) 위기지원센터를 '재도약지원센터' 중심으로 통합·연계해 기업들이 한 곳에서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번 대책은 최근 중소기업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

지난해 기준 법인 중소기업 11만 개 가운데 절반인 5만 5000개가 성장 또는 재무 측면에서 위기징후를 보였고, 한계기업 비중도 2020년 6.5%에서 지난해 8.8%로 증가했다.

다만 한계기업의 45%는 매출이 증가하는 기업으로 나타나 적기에 지원하면 정상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번 시스템의 핵심은 기업이 위기에 빠진 뒤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사전에 감지해 회생 가능성을 높이는 데 있다"며 "재무지표뿐 아니라 매출 증가세와 산업 전망, 성장 가능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AI가 종합 분석해 회생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하고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별 상황에 맞는 지원을 적기에 연계해 정책 효과를 높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