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블러 시대' 가구도 빌려 쓴다…플랫폼 데이터 자산화 속도전

퍼시스·한샘·코웨이·세라젬, AX·케어 플랫폼으로 데이터 통합 경쟁
일시불 기피에 구독 빅블러 가속…경계 없는 각자도생 돌입

LGE닷 홈스타일 한샘 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가구·인테리어 업계와 생활·렌털 업계의 경계가 흐려지는 '빅블러' 시대를 맞아 침대·소파·정수기·마사지체어·사무가구 모두 '데이터 기반 관리형 구독 자산'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고금리와 실질소득 정체로 목돈을 일시불로 지출하지 않으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월 구독료에 설계·시공·케어·데이터 분석까지 결합한 플랫폼 전략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하는 양상이다.

퍼시스 오피스 서비스 허브 플랫폼(퍼시스 제공)
퍼시스, '오피스 허브'로 구독 자산 전환

6일 업계에 따르면 정수기·안마의자 중심으로 커온 렌털·구독 시장이 프리미엄 침대와 소파로 이동 확장한 데 이어 사무용 가구까지 번졌다.

퍼시스는 기업용 사무가구 렌털 서비스에 의자 클리닝 등 오피스 케어와 디지털 운영 플랫폼을 결합한 '오피스 서비스 허브'를 최근 선보이며 오피스 구독 구조를 구축했다. 조직 변화가 잦은 고객을 겨냥해 좌석·동선 변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한 것이 핵심이다.

강남·송파·여의도 등 주요 오피스 밀집 지역에 조성한 비즈니스 허브와 연계해 컨설팅–렌털–운영·관리까지 생애주기형 서비스로 확장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플랫폼상에서 계약 정보, 렌털 기간, 제품별 자산 현황과 유지관리 이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한샘 인테리어 공사 고객 전용 플랫폼 인테리어 플래너(한샘 제공)
한샘, 인테리어 AX 데이터 플랫폼으로

종합 가구·인테리어 영역에서는 한샘(009240)이 인테리어 시공사에서 데이터 기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샘은 글로벌 고객관계관리(CRM) 기업과 손잡고 세일즈포스 기반 영업관리 시스템을 도입, 상담–계약–시공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구조를 깔았다. 이를 인공지능(AI) 분석과 연계해 견적·설계 제안의 정밀도를 높이고, 축적한 시공 데이터를 AX 경쟁력으로 전환하려는 구상이다.

최근 선보인 고객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한샘 인테리어 플래너'는 상담부터 시공 완료까지 인테리어 공사 전 흐름을 모바일로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매일 현장 사진과 시공 기록을 업데이트해 고객이 공사 기간 내내 현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요 이슈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구조를 더했다.

마테라소 럭셔리 매트리스 헤리티지 컬렉션 에보니(신세계까사 제공)
침대·소파·웰니스, '슬립 맥싱' 타고 관리형 구독

'슬립 맥싱'을 앞세운 생활가전·가구 업체들도 데이터 기반 관리형 구독 경쟁에 가세했다.

신세계까사는 프리미엄 매트리스 '마테라소'에 소유형 구독 모델을 도입해 수면 구독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었다. 제휴 카드 할인과 36·48·60개월 분납 구조로 진입장벽을 낮추고, 베이직형·케어플러스형 2트랙으로 가격·정기 방문 관리 니즈를 동시에 겨냥했다.

코웨이(021240)는 정수기·공기청정기·매트리스·모션베드 R시리즈 등에 AI와 IoT 기술 기반 케어 서비스를 결합한 '아이오케어 플러스'(IoCare+)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맞춤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렌털로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면·휴식 패턴까지 관리해 주는 방식이다.

청호나이스는 '네스티지 모션 소파'와 '네스티지 스윙 소파' 등 소파 라인업을 렌털 상품으로 선보였다. 최대 5년 무상 A/S를 제공하고, 기능성과 착석감, 안전성을 강조해 '관리형 소파'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빅블러 시대 K-디자인을 입히다를 주제로 열린 2023 뉴스1 미래유통혁신포럼(RFIF)에서 참석 내빈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3.9.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데이터 기반 구독 플랫폼 전략 경쟁 본격화

세라젬은 척추·운동·휴식·뷰티·순환·에너지·정신 등 '세븐케어' 영역을 통합한 웰니스 구독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케어를 통해 가정 내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경동나비엔(009450)도 온라인 플랫폼 '나비엔 하우스' 앱을 통해 제품 탐색부터 구매·구독·A/S까지 전 과정을 하나로 묶은 생활환경 플랫폼 전략을 본격화했다.

이들이 각자 구축에 나선 플랫폼은 공사·설치 이후에도 데이터를 축적·분석해 구독 자산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궁극적으로는 공간·헬스케어·업무 환경까지 아우르는 서비스 경쟁으로 옮겨가는 구도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정수기·마사지체어·환기청정기·주방가구·침대·소파·사무가구 등 분야를 넘나들며 구독 자산으로 엮는 플랫폼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AI 기반 데이터 수집 고도화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 문제, 건강·생활·생체 데이터 관련 규제 등이 얼마나 빨리 정교해지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