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합의에도 한숨 깊어지는 中企…"정상화까지 최소 석 달"

중동 상황 발생 100일 넘어…잔여 재고량 한계
"연말까지 후유증 계속…정부 지원책 이어져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있는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6.1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류정민 특파원 = 100일 넘게 이어진 미국과 이란 전쟁이 사실상 종전에 합의하면서 원가 부담과 공급 불안으로 조업 축소 위기에 내몰렸던 중소기업계에서는 안도감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기업들은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게 가장 기대되는 지점"이라면서도 "공급망이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최소 석 달은 걸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미국 동부 시간) "이란 이슬람 공화국과의 협상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같은 시간(현지시간 15일 새벽) 중재국 파키스탄의 샤흐바즈 샤리프 총리는 소셜미디어 X을 통해 미국과 이란이 협상을 타결했다며 공식 서명식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했다.

사실상 종전 수순으로 석 달 넘게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석유화학 원료 및 비철금속, 건설·토목자재 중소기업들로선 경영상황이 일단은 회복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소 연내까지는 전쟁 후유증이 지속될 거란 관측이다.

김희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6월 내에 종전이 된다면 일단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이 다행인 지점"이라면서도 "그렇다고 공급망이 일시에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현지 원유 시설이 이미 전쟁 중에 상당수 파괴된 데다가 그로 인한 원자재 공급 차질, 복구에 걸리는 물리적 시간을 고려하면 중소기업들이 종전을 곧장 체감하긴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중소기업계는 전쟁 이전 수준으로 공급망이 회복되려면 최소 3~4분기는 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본부장은 "당장 이번 주말에 종전이 된다고 해도 정상화되려면 9월이 넘어가야 할 것"이라며 "특히 플라스틱 업종의 경우 피해가 막심했기 때문에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공급망 자체가 막힌 것은 아니지만 연쇄 효과로 원가 상승 피해를 주로 입은 일부 업종의 경우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를 수도 있다는 얘기도 중소기업계에서 나온다.

다만 중동 전쟁으로 피해를 본 상당수 중소기업의 잔여 재고량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종전이 현실화한다 해도 정부 차원의 모니터링과 정책 지원이 당분간 계속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중소기업 41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원부자재 수급 애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은 재고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1개월 미만'이라고 답한 중소기업은 36.1%로 3곳 중 1곳꼴이었다.

중동 정세가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대응 계획에 대해서는 '조업 축소'(39.8%) 응답 비중이 높게 나왔고, 전체 응답기업의 49.7%가 중동 정세 장기화에 대한 대응책이 없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중동 전쟁 후 생산활동에 미친 영향으로 '원가 부담 증가'(94.6%)를 가장 많이 꼽았고, '원부자재 물량 부족'을 호소하는 기업도 80.7%에 달했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전쟁 중보다 종전 직후가 더 중요하다"며 "원자재 수급 애로와 납품단가 미연동 등으로 누적된 중소기업계 피해가 조속히 회복되도록 비상대응체계를 연말까지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