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고유가 부담"…'에너지 비용 연동' 가이드북 나온다

6월부터 제작·배포 예정…뿌리기업 중심 교육도 추진
조기 참여 대기업엔 포상·평가 우대 등 인센티브 검토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대·중소협력재단에서 열린 '제2기 납품대금 연동 확산 지원본부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10 ⓒ 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정부가 에너지 비용을 납품대금에 반영하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가이드북 제작 등 선제 대응에 나선다.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와 전기료 등 에너지 비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제조업 전반의 부담이 커지고, 납품대금 연동제 적용 범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27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납품대금 연동제는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라 중소기업 납품단가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2023년 10월 도입됐다.

다만 기존에는 납품대금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원재료만 연동 대상에 포함돼 전기료·유류비 등 에너지 비용은 반영되지 않는 '사각지대'가 존재했다. 이에 대한 현장 개선 요구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11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에너지 비용도 연동 대상에 포함됐다. 해당 제도는 공포 후 1년이 지나는 오는 12월 3일부터 시행된다.

중기부는 제도 시행에 앞서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이르면 오는 6월부터 에너지 경비 산정 기준을 담은 가이드북을 제작해 배포하고, 적용 절차와 산정 방식에 대한 교육도 병행할 계획이다.

특히 금속·주조·열처리 등 '뿌리기업'은 제조업 공급망의 기초 공정을 담당하면서 전력·가스 사용 비중이 높아 에너지 비용 변동에 민감한 업종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중동 사태로 석유화학 원료 가격이 상승하고 플라스틱 등 원자재 수급까지 불안정해지면서 에너지 비용과 원재료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반도체 등 주력 산업과도 연계돼 있어 이들 기업의 비용 부담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제 대응 필요성이 크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경기도 부천 플라스틱 사출 중소기업 신광엠앤피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10 ⓒ 뉴스1

실제 현장에서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플라스틱 가공업체 관계자는 "전기료와 가스비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까지 동시에 올라 부담이 크다"며 "에너지 비용까지 납품단가에 반영할 수 있다면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드북에는 유류비·전기료 등 에너지 비용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구체적인 산정 방식과 계약 반영 절차, 적용 사례 등이 담길 전망이다. 또 기업 간 협상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표준 모델과 체크리스트 등을 포함해 실무 활용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에너지 비용까지 연동 대상에 포함되면서 제도의 실효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현장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제도 시행 이전부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대기업 대상 인센티브도 검토 중이다. 조기 도입 기업에는 정부 포상과 함께 수탁·위탁거래 조사 일부 면제, 동반성장 평가 우대 등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장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 준비를 강화하고,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홍보와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