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환율에 놀란 페인트업계…도미노 인상→하향 조정

3월18일~25일 제품 인상 공문 집중…제품별 10~30% 올라
KCC 철회·삼화·노루 인상률 축소…정부 압박에 속도 조절

SP 삼화(삼화페인트공업)은 3월 20일 전제품 공급가격을 3월 27일 출고분부터 평균 20%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각 거래처에 전달했다.(공문 갈무리)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페인트업계가 호르무즈 해협 불안정에 따른 유가·환율 급등을 이유로 3월 말 도미노 전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가 정부의 물가 관리 압박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의심 현장 조사 영향에 잇따라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페인트·도료 상위 5개 기업의 전 제품(주요 제품) 가격 인상 공문 통보 시기가 3월 18일~25일에 집중됐고, 제품별로 10%~30%(신나 제품군 제외 시)에 달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KCC(002380) △노루페인트(090350) △SP 삼화(삼화페인트공업·000390) △강남제비스코(000860) △조광페인트(004910) 등 5개 본사와 한국페인트·잉크공업협동조합 사무소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KCC는 3월 23일 주요 제품 공급가격을 4월 6일 출하분(신나는 23일 즉시 인상 적용)부터 약 10%~40%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각 거래처에 전달했다.(공문 갈무리)
유가 쇼크에 전제품 약 20% '도미노 인상'→인상률 절반 축소

KCC는 3월 23일 건축용·플랜트용·리피니쉬용·공업용 등 주요 제품 공급가격을 4월 6일 출하분부터 10%~40% 조정하겠다고 공문을 발송했지만, 정부 기조와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KCC 측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가격 인상 방침을 거둔 것"이라고 했다.

SP 삼화는 3월 1일 건축·방수·바닥재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최소 10% 인상하고, 같은달 23일~24일엔 신나류 공급가를 최소 40% 인상했다.

3월 27일 출고분부터 전제품 공급 가격(신나류 제외)을 평균 20% 인상했다. 이는 뉴스1이 입수한 공문(제품 공급가격 조정 안내의 건)을 통해 확인됐다. 보도 이후 이틀 만인 3일 평균 인상률을 절반 수준인 10%로 축소했다.

노루페인트 역시 주요제품 인상률을 기존 20~30% 수준에서 평균 10% 안팎으로 낮추고, 수성 제품군은 인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최대 인상 폭이 55%에 달했던 신나 제품군 경우 기존 인상률에서 전반적으로 약 10%포인트(p) 낮추는 추가 조정을 진행했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정부 정책과 시장 반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개별 판단"이라고 전했다.

조광페인트는 3월 19일 전제품 공급가격을 즉시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강남제비스코는 3월 25일 전제품 공급격을 4월 6일 출고분부터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거래처에 전달했다.(공문 갈무리)

조광페인트·강남제비스코도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인상 철회 및 인상률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조광페인트는 3월 19일 공문 통보와 동시에 전 제품 가격을 일괄 인상했다. 강남제비스코도 분체 제품은 4월 1일부터 10% 이상, 주요 제품은 4월 6일부터 15% 이상 올리겠다는 공문을 거래처에 전달한 상태다.

강남제비스코 측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시장 상황, 고객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격 정책 전반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인상 폭 및 적용 시점 등은 탄력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공격 강화 발언 이후 급등하며 배럴당 110달러선으로 뛰며 폭등했다. 2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전장 대비 11.41%(11.42달러) 급등한 배럴당 111.54달러에 마감했다. 2020년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이다. 브렌트유 6월물도 7.78%(7.87달러) 오른 배럴당 109.0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치솟은 유가·환율에 인상 불가피…수급 효율화로 비용 버티기"

페인트 산업은 원유 정제·석유 화학으로 만든 용제와 수지·안료·휘발유 등을 주원료로 쓰는 특성상 유가와 환율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중동 사태 이후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납사·용제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공급가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까지 1500원을 돌파하면서 제조원가 부담은 더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거래처들에 공문을 발송한 시점과 인상 폭 등이 맞물리면서 담합 신고가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은 수급 효율화·공급망 다변화 등 구조 개선을 통해 비용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정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달러·원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14.4원 오른 1530.1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장중 최고 1536원 수준까지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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