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D-1' 택배업계 "노조 충돌 최소화…구조 손질 불가피"
원청 사용자성 확대 앞두고 택배사들 물밑서 협의체계 고도화
분쟁경위·손실규모 상세기록 체계 등 운영 방식 재설계 전망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택배업계가 신중모드에 돌입했다. 내부적으로 교섭 구조와 하청 계약 전반을 손보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넓어지고 쟁의 대상과 손해배상 구조까지 동시에 바뀌는 만큼 당장 충돌을 피하면서도 장기적으론 법적 리스크를 줄이는 이중 대응 전략에 나선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택배사(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로젠 등)들은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노조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법 시행으로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면 사용자인 것으로 포괄하면서 택배사-택배기사 관계에도 택배사를 원청 사용자 지위로 인정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상황 관리(충돌 최소화)가 우선으로 지목된다.
택배사 한 관계자는 법 시행 이후 대응과 관련해 "처음 적용되는 법·제도여서 개별 기업 차원에서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노조 움직임 등 추이를 보면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택배사도 "민감한 사항이어서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고 답했다.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대리점연합회와 기본협약과 업계 첫 단체협약을 맺으며 주 5·7일 배송, 산재·고용보험, 수수료 기준 등을 합의한 상태다.
다른 택배사들도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경우 노조와 대리점협의체 등과 계속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한진도 노조 움직임과 가이드라인에 보폭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안)을 지난해 12월 26일 행정예고했고 올해 1월 15일까지 의견수렴을 진행했다. 이후 시행령·해석지침을 확정하고 법 시행일에 맞춰 함께 시행하기로 했다. 시행령엔 원·하청 교섭 세부 기준 등을 담았다.
업계가 신중한 배경에는 노란봉투법이 가져올 구조 변화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이 깔려 있다.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어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면 사용자로 포괄될 수 있고, 하청·특수고용 노동자의 쟁의 범위 확대, 손배 제한 등이 한꺼번에 적용되면 분쟁 양상과 비용 구조가 과거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어서다.
특히 택배노조가 그간 택배 본사의 교섭 참여를 꾸준히 요구해온 점을 고려하면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교섭 요구 빈도와 강도는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선 택배사들이 도급 계약 체계와 업무 매뉴얼, 노사·대리점 협의체 운영 방식을 전반적으로 재설계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노조·대리점과 상시 협의 체계 구축을 넘어 분쟁 발생 시 경위와 손실 규모를 상세히 기록하는 체계 구축 등으로 향후 손배·가처분 소송 등 법적 리스크에 대비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택배사들이 대리점연합회·택배노조와 기본 협약을 맺고 상생 구조를 만들었지만, 법 적용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법 시행에 맞춰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것으로 예고한 만큼 택배사들도 대형 분쟁 및 혼란을 피하는 방향으로 구조 손질에 나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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