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 부활하나…소상공인 수수료 0원 vs 신중론
민주당 '제로페이 법제화' 법안 발의…한결원 재설립해 국비 투입
가맹점 결제수수료 완화 기대감…일각에선 "과도한 공공 개입" 우려
-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정치권이 '소상공인 결제 수수료 0원'을 목표로 문재인 정부가 만든 제로페이를 사실상 부활시키는 법안을 발의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예산 삭감과 수익 저하로 무용지물이 된 제로페이를 법제화하겠다는 취지다.
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인은 지난달 16일 '제로페이 법제화'를 골자로 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달 19일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심사 중이다.
개정안 취지는 간편결제 시장이 확대하는 가운데 제로페이의 사업 수행 근거가 부족해 안정적 운영의 어려움이 있어 법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제로페이는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가 만든 간편결제 플랫폼이다. 소상공인의 카드 결제 수수료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로 도입 후 5년간 505억 원의 국비를 투입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1호 공약'이기도 했다.
수치만 보면 성과가 상당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2023년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도입 후 5년간 누적 결제액은 5조 6079억을 기록했다. 코로나 시기에는 1000%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덩치를 키웠다.
반면 한계도 있었다. 간편결제 플랫폼의 주요 기능인 직불 결제가 전체의 11.7%에 그쳤다. 대신 지역화폐와 온누리상품권 같은 상품권 결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체 결제액은 민간결제 시장 규모의 1%에 못 미쳤고 2022년까지 결제액이 0원인 가맹점이 전체의 62%인 103만여 곳에 달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2024년에는 국비 예산이 전액 삭감되기도 했다. 주요 수익원이었던 서울사랑상품권과 온누리상품권 사업권은 각각 민간과 한국조폐공사로 넘어갔다.
이번 개정안은 사실상 '제로페이 부활법'에 가깝다는 시각이다. 제로페이 운영 주체를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장관으로 하고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이하 한결원)을 설립해 제로페이 시스템을 활용한 모바일 상품권의 발행과 유통을 맡긴다. 이 과정에서 중기부나 지자체가 비용을 보조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한결원 법인은 신법인 설립과 동시에 해산한 것으로 보고 기존의 모든 소관 업무와 재산은 새로운 법인이 승계한다. 특례를 신설해 지역화폐와 온누리상품권의 디지털 결제 인프라를 한결원이 제공하도록 하고 중기부는 비용을 보조할 수 있도록 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부가 500억 원을 투자해서 전국에 200만 곳의 가맹점을 확보한 것을 전 정부가 3년간 뭉갰다"며 "제로페이를 법제화하면 소상공인이 결제수수료 0원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도 적지 않다.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같은 민간기업이 편의성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비 투입은 공공의 과도한 개입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후보자 시절이던 지난해 7월 '제로페이 법제화'에 대한 민주당 의원 서면 질의에 "간편결제 시장은 이미 민간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분야로, 특정 페이에 대해 법제화 시 민간 페이에 대한 역차별 문제 등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가맹점이 방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인프라의 활용법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민간보다 매력을 느낄지 의문"이라며 "비슷한 법안이 상임위에서 번번이 막혔던 이유"라고 말했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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