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혁신 골든타임'…벤처투자 혹한기도 점차 해소"

벤처전문가 신년 전망…"기술 주도권 확보 중요한 시기"
"정부 지원 제도 빠르게 안착해야…코스닥 활성화 필요"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벤처·스타트업 업계 전문가들은 2026년 새해가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정부 정책 기조가 집중되고 있고 벤처·스타트업 붐을 일으킬 제도 개선 방안 등이 마련되면서다.

전문가들은 벤처·스타트업 집중 지원을 통한 기술 주도권 확보에서 내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 지원을 토대로 경쟁력을 충분히 닦아놔야 장기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벤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2026년은 글로벌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골든타임'이 될 전망이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총장은 "현재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흐름은 90년대 중후반 인터넷 혁명 때와 비슷해 보인다"며 "관련 기업들이 다수 등장하고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치열한 기술 경쟁과 동시에 수요자들이 요구하는 기술 수준도 엄청나게 높아졌기 때문에 기술 개발 속도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며 "펌프질을 확실하게 해줘야 산업 전반으로 기술이 확산하면서 우리나라가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벤처·스타트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가 최근 발표한 '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했다.

해당 종합대책에는 벤처투자 40조 원 달성, 유니콘 육성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는 정부의 벤처·스타트업 활성화 목표를 담은 청사진이 공개된 만큼 빠른 제도 안착과 실행을 통한 '실현'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AI 시대의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투자 혹한기 점차 나아질 것…코스닥 뒷받침해야"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전문가들도 내년 벤처투자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근까지 업계에서 들려오던 '투자 혹한기'는 점차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은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코스닥 활성화 방안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해당 방안은 기관 투자자의 코스닥 참여를 촉진하고 핵심 기술 분야에 대한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도입을 골자로 한다.

전 회장은 "코스닥 시장에 자금 수혈이 이뤄지고 상장 문턱이 완화 기조로 흐를 경우 많은 기술 기업이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벤처캐피탈이 자금을 회수하고, 액셀러레이터는 세컨더리 펀드로 회수할 수 있어 앞으로 2~3년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I 분야에 투자가 집중되는 가운데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버블'에 대해서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투자 현황을 닷컴버블과 비교하는 경우가 있는데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생성형AI나 피지컬AI의 발전 속도를 보면 기술 혁신 자체가 그때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모든 정책 기조가 AI를 향하고 있는 만큼 실제 산업으로 연결돼야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년 국내 증시 폐장일인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39포인트(0.15%) 하락한 4,214.17, 코스닥은 7.12포인트(0.76%) 하락한 925.47으로 장을 마쳤다. 2025.12.3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전 세계적인 불확실성으로 가득했던 올해와 비교하면 내년은 시장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 규모 역시 2025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코스닥 활성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부 지원으로 벤처·스타트업 시장에 온기가 돌더라도 여전히 막혀 있는 투자 회수 길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코스닥을 구조적으로 활성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단기 성과를 생각하면 일단 생태계를 붐업(Boom up)하는 게 중요해 보이지만 길게 보면 구조를 개혁하는 게 더 필요하다. 코스닥 활성화는 기초 체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벤처기업협회가 11월 18일부터 12월 1일까지 벤처기업 1200곳을 설문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내년 1분기 자금 상황·경영 실적 등이 올해 4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