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출연금 6조원 쏟았지만"…신보·기보 대위변제율 역대 최대

[국감브리핑]오세희 "사후 대응 한계…예방 중심 개편 필요"
지난해 말 기준 대위변제율, 신보 5.66%·기보 4.06%

서울 도심의 한 상가 건물에 임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2025.9.1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소상공인·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금 대출을 보증하는 신용보증재단의 대위변제율이 지난해 말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인 5.66%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술보증기금 역시 4.06%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대위변제율을 기록했다.

두 기관 모두 조기 경보시스템을 운영하며 부실 징후를 감지했으나 실제 대위변제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이 가운데 보증기관의 부실을 보전하기 위한 정부와 금융회사의 최근 5년간 출연금은 6조 원을 돌파했다.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 기관의 대위변제율은 2022년 이후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대위변제란 보증기관이 채무자의 보증채무를 대신 갚는 것을 말한다. 대위변제율은 보증기관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높을수록 보증기관의 부담이 커진다.

신용보증재단의 대위변제율은 △2022년 1.1% △2023년 3.87% △2024년 5.66%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8월 기준으로는 5.22%를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보증기금의 대위변제율 역시 △2022년 1.87% △2023년 3.43% △2024년 4.06%로 꾸준히 증가했다. 기술보증기금은 올해 8월 기준 3.3%를 기록하고 있는 대위변제율이 올해 연말까지 4.99%로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보증기관의 대위변제율이 높아질수록 정부와 금융회사의 출연금 투입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보증기관의 부실 보전을 위해 정부 출연금 2조 4835억 원, 금융회사 출연금 3조 5209억 원 등 총 6조 원에 달하는 재원이 투입됐다.

오 의원은 이와 같은 구조는 '출연-부실-대위변제'의 악순환만 고착할 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금융 안전망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금융회사가 매년 수천억 원의 재원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대위변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관리 시스템의 구조적 실패를 보여준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금융 안전망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부실 징후 감지 즉시 작동하는 맞춤형 신용 관리 및 재무 건전성 강화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증기관은 부실 발생 이후의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 예방 중심으로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고 정부도 구조적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