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글로벌 대세 된 K-콘텐츠, 모험자본으로 뒷받침해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린 '2025 한강 불빛 공연(드론 라이트쇼)'에서 1,200여 대의 드론이 '케이팝데몬헌터스(케데헌)' 캐릭터들의 모습을 이루며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2025.9.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린 '2025 한강 불빛 공연(드론 라이트쇼)'에서 1,200여 대의 드론이 '케이팝데몬헌터스(케데헌)' 캐릭터들의 모습을 이루며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2025.9.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최근 몇 년 사이 BTS,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으로 연타석 홈런을 친 한류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정점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처럼 한국적 색채가 들어간 콘텐츠라면 전 세계의 관심을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K-콘텐츠의 선전 속에서 한국이 만든 또 하나의 잠재력 있는 콘텐츠를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만났다. 국내에선 이미 유명한 아르떼뮤지엄이 문화·예술의 중심지 뉴욕에 상설 전시관을 마련한 것.

개관식을 방문한 현지인들은 아르떼뮤지엄의 미디어아트 작품을 보고 "지금까지 이런 전시를 본 적이 없다. 훌륭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마도 뉴욕의 내로라 하는 뉴욕현대미술관(MoMA),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에서는 벽면과 바닥, 심지어 천장까지 미디어아트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전시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아르떼뮤지엄의 해외 진출은 앞선 대형 투자 유치가 발판이 됐다. 지난 8월 아르떼뮤지엄 운영사 디스트릭트의 이성호 대표를 만났을 때 그는 "2023년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받은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해외 확장과 신사업에 투입했다"고 했다.

풍부한 모험자본 덕분에 디스트릭트는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었고 그 결과 뉴욕 한복판에 한국의 미디어아트를 알리는 전시관도 열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디스트릭트는 올해 흑자 전환을 바라보고 있다.

잘 만든 문화 콘텐츠 하나가 국가 인지도를 높이고 수천만의 외국인 관광객 유입 효과를 지닌다는 점을 고려하면 거액의 투자금은 아까운 금액이 아닐 것이다. 그 이상의 이익을 기업, 투자자, 그리고 국가도 누릴 수 있다. 투자 금액 이상의 가치다.

이 때문에 문화 콘텐츠에 대한 모험자본의 투자는 더욱 중요하다. 아이디어 하나로 막대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원석 같은 스타트업이 여전히 빛을 보지 못하고 있을 수 있어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영상·공연·음반 분야에 대한 벤처투자는 23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콘텐츠 산업 중 수출 1위인 게임 분야는 1768억 원으로 99.8% 증가했다.

증가율 기준으로는 두 분야가 각각 2위, 1위로 최상위권을 다투지만 투자액을 기준으로 하면 둘 다 최하위권이다. 두 분야에 대한 벤처투자는 늘었으나 그 액수는 여전히 미미하다는 이야기다. 문화 콘텐츠에 대한 모험자본의 투입이 더욱 과감해져야 하는 배경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월 6000억 원 규모의 'K-콘텐츠 펀드'를 결성한다고 밝혔다. 문체부의 출자 예산만 약 3400억 원에 달한다. 이를 발판 삼아 또 다른 K-콘텐츠 성공 사례가 등장하길 기대한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