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데 테이블오더까지 부채질"…추석대목·불금 망친 자영업자들
우체국 택배 중단에 "추석 물량 모두 환불"…우체국쇼핑몰도 먹통
일부 테이블오더도 '접속 장애'…"시스템 먹통에 손님 돌려보내"
-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명절 대목을 앞둔 소상공인들이 배송과 대금 결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테이블오더가 먹통이 되면서 '불금 장사'를 접은 자영업자도 잇따랐다.
30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8시쯤 대전 유성구의 국정자원 내부에 화재가 발생해 정부 전산시스템 647개가 마비됐다. 이로 인해 우체국 금융과 우편 등 주요 서비스도 먹통이 됐다.
우체국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은 명절 대목을 앞두고 추석 막바지 물량을 고스란히 환불하거나 물건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우체국 택배는 물량이 적은 영세 소상공인이 주로 이용한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29일 오전 기준 편지, 소포, 국제우편 접수와 등기·소포 배송 현황 조회 등 기본 서비스는 정상화됐지만 착불 소포, 신선식품 소포, 우체국 쇼핑, 온라인 내용증명 등은 여전히 중단된 상태다. 우체국 금융도 주말 동안 입출금 및 이체가 불가능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는 "신선식품이라서 비싸도 일부러 우체국을 쓰는데 추석 선물 막바지 물량을 전부 다 환불했다", "사업자 통장이 우체국인데, 물건값도 못 주고 있다", "지인에게 급하게 돈을 빌려서 겨우 대금을 지불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우체국쇼핑몰도 29일 오후 기준 접속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우체국쇼핑몰은 전국 우수 특산물을 할인하는 추석 행사를 진행 중인데, 입점 소상공인들은 추석 대목 장사를 하지 못하게 됐다며 우려하고 있다.
국정자원 화재 여파는 민간 기업으로 번졌다. 공공데이터를 끌어오는 일부 테이블오더 업체의 주문기기가 먹통이 되면서 '불금 장사'를 하려던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손님들을 돌려보내야 했다.
업계에 따르면 테이블오더 메뉴잇은 국정자원 화재로 공공데이터포털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일부 스마트오더 기능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메뉴잇은 테이블오더 업계 3위로 지난해 기준 전국 6000여 곳의 매장이 사용하고 있다.
장애는 국정자원 화재가 발생한 26일 오후 8시쯤부터 당일 오후 11시 30분까지 이어졌다. 메뉴잇은 장애를 인지한 후 긴급 패치를 개발 및 적용해 서비스를 정상화했다.
메뉴잇을 쓰는 자영업자들은 "금요일 장사를 통째로 날렸다", "직원이 둘뿐이라 도저히 감당이 안 돼 손님 5팀을 돌려보냈다", "종이 메뉴판도 없이 일일이 응대하다가 스트레스받아서 문을 닫아버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메뉴잇 관계자는 "공공데이터포털을 통해 제공받던 공휴일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백업 체계 구축 등 안정적인 운영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평일과 공휴일 메뉴를 다르게 운영하는 일부 매장에 제공하던 날짜 정보가 공공데이터포털 서비스 중단으로 노출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같은 방식으로 데이터를 제공받는 다른 테이블오더 업체들도 유사한 장애 현상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당분간 장애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시스템에 대해서는 오프라인 창구와 대체 사이트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전체 시스템 복구에는 최소 4주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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