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실장 '텅 빈' 중기부…일괄사표 대신 '한성숙표' 인사 속도

중기부 실장석 4자리 중 2곳 빈자리…1곳도 곧 임기만료

중소벤처기업부 세종 청사 (중기부 제공)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주요 정부 부처가 최고위 실무 책임자인 1급 간부 전원에 사표를 제출받는 모습이지만 중소벤처기업부는 이같은 바람을 비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사직을 요구받거나 사표를 제출한 간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새 장관이 취임한 지도 100일이 지났고 막대한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사업 등 민생 사업이 줄줄이 있는데다 공석도 적지 않아 '한성숙표' 인사는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23일 관가에 따르면 중기부는 최근 관가에 부는 '일괄사표' 움직임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이 1급 간부에게 일괄사표를 받으며 전 부처로 이같은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었던 상황이다.

현재 중기부 실장급 4자리 가운데 절반이 비어있다는 점이 주 요인으로 파악된다. 중기부 1급 간부는 기획조정실장, 중소기업정책실장, 소상공인정책실장, 창업벤처혁신실장 등이다.

중소기업정책실장은 7월 전임 노용석 실장이 차관에 임명된 후로 공석이다. 기조실장 자리는 2024년 9월부터 올해 중순까지 기조실을 이끌었던 이대희 기조실장이 중기부 산하 한국벤처투자 대표로 가면서 비었다.

개방형 직위인 창업벤처혁신실장은 10월 중순까지가 임기다. 본인이 원할 경우 임기 만료 후 전임자를 찾기 전까지 유임이 가능하지만 임정욱 실장이 자리를 지킬지는 미지수다. 최원영 소상공인정책실장 올해 2월 실장 자리에 올랐다.

따라서 관가의 1급 물갈이 흐름이 중기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중기부 안팎에서 나온다.

물론 중기부도 전임 정부에서 일괄사표를 받은 전력이 있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중기부는 실장 간부 전원이 사표를 제출했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기조실장으로 있던 이준희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부회장이 이 시기를 전후해 중기부를 나왔다.

다만 이미 실장 자리 절반이 공석이고 임기가 끝나는 창업벤처혁신실장을 제외하면 현직은 소상공인정책실장 1명뿐이어서 사직을 종용할 여지가 크지 않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까지 사표를 낸 실장급 간부도 없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인 '민생 안정'의 최전선에 있는 중기부 요직 교체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새 정부는 고물가, 고금리 속 민생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다. 중기부는 여기서 소상공인 지원, 전통시장·골목상권 활성화, 중소기업 관세 대응 및 수출 지원 등을 담당하고 있다.

빈자리를 이용한다면 한성숙 장관이 준비 중인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서도 충분히 물갈이가 가능하다는 점 역시 관가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올해 7월 취임한 한성숙 장관은 취임 후 아직까지 실장급 인사를 단행하지 않고 있다. 한 장관이 그리는 조직 개편안이 완성되면 이와 함께 실장급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정부 부처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정권이 바뀌면 형식적으로 사표를 일괄로 제출한다. 그중에서 사표를 수리할 수도 있고 반려를 하고 그렇게 한다"며 "중기부의 경우 그런 경우(일괄 사표를 낸)나 요구를 받은 경우도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