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열풍, 아르떼뮤지엄이 잇는다…"문화 중심지 뉴욕 진출"

[퍼스트클럽] 이성호 디스트릭트 대표
뉴욕 전시관, '캐시카우' 라스베이거스보다 규모 커

이성호 디스트릭트 대표(디스트릭트 제공)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국내에서 작은 디자인 에이전시로 출발했던 디스트릭트가 전 세계 중심지인 뉴욕에 대규모 상설 전시관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이번 뉴욕 전시관 개소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아트 전시관 아르떼뮤지엄이 오는 9월 중에 미국 뉴욕 맨해튼 전시관을 개소한다. 이번 뉴욕 전시관은 아르떼뮤지엄을 운영하는 디스트릭트가 미국에서 두 번째로 선보이는 전시관이다.

2021년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대표 건물인 '원 타임스 스퀘어'에서 미디어아트 '워터폴 NYC'를 선보이며 현지인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디스트릭트는 이번 아르떼뮤지엄 뉴욕 개소로 다시 한번 K-컬처의 힘을 보여줄 전망이다.

이성호 디스트릭트 대표는 "문화·예술·패션의 가장 핵심인 뉴욕에 아르떼뮤지엄을 오픈한다는 점에서 디스트릭트가 심장부에 깃발을 꽂는 상징적인 의미"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디스트릭트가 2022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원 타임스 스퀘어'에 선보인 '워터폴-NYC'(디스트릭트 제공)
코엑스 앞 '파도 미디어아트' 만든 그 회사…뉴욕 간다

디스트릭트가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결정적 계기는 서울 코엑스 앞 거대한 전광판에 선보인 미디어아트 '웨이브'(WAVE)다. 거대한 파도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던 디스트릭트는 2020년 제주에 첫 '아르떼뮤지엄'을 론칭하며 미디어아트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여수(2021년) △강릉(2021년) △부산(2024년) 등 국내 관광지에 문을 연 아르떼뮤지엄은 2022년부터 △홍콩 △중국 청두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해외로 진출했다. 현재 전 세계 누적 관객은 10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에서 활발한 사업을 하고 있는 디스트릭트가 이번 뉴욕 전시관에 거는 기대는 크다. 무엇보다 전 세계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직접 만든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회사의 외연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디스트릭트의 미디어아트 역량은 이미 현지 시장을 사로잡은 바 있다. 2021년 뉴욕 '원 타임스 스퀘어'에서 매 정시 1분간 선보였던 폭포 미디어아트 '워터폴 NYC'가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한 달 이용료가 수억 원에 달하는 전광판임에도 불구하고 돈을 받지 않을 테니 미디어아트 노출을 연장하자는 제안을 운영사에서 먼저 했다"며 "'우리가 만든 작품이 미국에서도 먹히는구나, 아르떼뮤지엄도 미국인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 전시관을 오픈하고 나면 굉장히 많은 협업 기회가 생겨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더 많은 사업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산 영도구 '아르떼뮤지엄 부산'의 모습. 2024.7.1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뉴욕 방문객 연 최대 7천만명…라스베이거스보다 잘될 것"

아르떼뮤지엄 뉴욕은 디스트릭트의 매출 확대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현재 해외 아르떼뮤지엄 중 가장 좋은 실적을 보여주고 있는 라스베이거스 전시관보다 규모는 두 배 정도 크고 도시 관광객은 더 많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1년 방문객 기준 라스베이거스는 4000만 명, 뉴욕은 6500만 명에서 7000만 명 사이"라며 "기본적으로 관광객 규모 자체가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아르떼뮤지엄 라스베이거스의 월 매출액은 240만 달러(약 33억 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20만 달러(약 16억 원) 규모다. 이보다 더 큰 규모로 마련되는 뉴욕 전시관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이번 뉴욕 전시관에는 현지 특징을 살린 특별 전시도 선보인다. 서구권에서 선호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를 다수 마련했고 'NEW YORK IS ART'라는 주제로 뉴욕의 마천루와 관광 명소를 디지털로 구현했다.

디스트릭트는 뉴욕 전시관 개소 이후로도 아르떼뮤지엄의 글로벌 확장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2026년 8월 로스앤젤레스의 산타모니카를 시작으로 △일본 나고야(2026년 9월) △미국 올랜도(2027년 4월) △대만 가오슝(2027년 12월)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전시·공연 사업 중 해외에서 1년에 수백억 원 이상 꾸준히 버는 사례는 K팝 외에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뉴욕 전시관 오픈은 외화를 벌어들이는 고부가가치 사업 측면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성호 디스트릭트 대표가 지난 19일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디스트릭트 제공)
3000만 달러 투자 유치 나선다…"하반기 본격 턴어라운드"

디스트릭트는 아르떼뮤지엄 뉴욕 개소와 동시에 현지에서 투자 유치 활동에도 나선다. 목표로 하는 투자 유치 금액은 3000만 달러(약 420억 원) 규모다.

아르떼뮤지엄의 해외 확장뿐만 아니라 △아르떼 키즈파크 △순회 전시(Traveling Exhibition) △타 지식재산권(IP)과의 협업 △디지털 옥외광고 △LED.ART 등 신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2022년 미국에 디스트릭트홀딩스를 세우고 본사를 옮긴 디스트릭트는 2년간의 적자를 끊고 올해 하반기부터 흑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 신사업에 투자했던 성과가 올해 하반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면서다.

회사에 따르면 2023년과 2024년 디스트릭트홀딩스의 연결 기준 적자(조정 EBITDA 기준)는 각각 313만 달러(약 43억 원), 278만 달러(약 39억 원)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신사업에 투자했던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1336만 달러(약 187억 원)의 연결 조정 EBITDA 기준 흑자가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결 기준 연 매출 목표는 7500만 달러(약 1050억 원)다.

이 대표는 "2023년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유치한 투자가 상환우선주(RPS) 방식이어서 회계 기준상 부채로 인식돼 재무 상태가 실제보다 좋지 않게 표시된다"며 "그동안의 투자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