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침체도 광주에선 남일"…소상공인·지역민, 여름밤 달궜다

소공연, 네이버와 손잡고 광주서 '야시장 콘셉트' 엑스포 개최

지난 23일 열린 광주 소상공인 엑스포에서 '뉴진스님'으로 활동하는 개그맨 윤성호씨가 디제잉을 하고 있다. 2025.08.23 강은성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광주 남구 백운광장 일대가 22일부터 이틀간 화려한 불빛과 군침 도는 냄새로 가득 찼다. 소상공인연합회가 네이버(035420)와 공동 개최한 ‘광주 소상공인 엑스포’ 현장은 늦은 밤까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야시장 콘셉트로 꾸며진 행사장은 아이 손을 잡은 가족부터 대학생, 인근 직장인까지 다양한 사람들로 북적이며 도심 한복판에 작은 축제판을 만들어냈다.

장기화된 내수침체와 폭염·폭우 등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며 광주 소상공인의 시름도 깊었지만 축제가 벌어진 이틀동안은 잠시 시름을 잊었다.

지난 22일과 23일 열린 광주 소상공인 엑스포 메인무대에서 귀빈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2025.08.23 강은성 기자
“맛 좀 보고 가세요!”…특색 메뉴에 긴 줄

행사장 초입에 들어서자 불판 위에 지글지글 구워지는 고기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무등산호랭이 화덕 불고기피자’ 부스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화덕 속에서 갓 구워낸 얇은 피자 위로 불고기가 가득 얹혀져 남녀노소의 눈길을 끌었다.

옆에서는 ‘동천한우 훈제 바베큐’가 두툼한 고기를 썰어내며 손님들을 맞았다. “고기 질이 좋아서 아이들도 잘 먹는다”며 축제에 참가한 주부는 미소를 지었다.

‘보드란족발 세트’와 ‘신쭈꾸미 매운쭈꾸미볶음’은 주말을 즐기는 직장인들의 맥주 안주로 맞춤한 선택이었다. 매콤한 양념에 땀을 훔치며 음식을 즐기는 이들의 얼굴에서는 활력이 묻어났다.

지난 22일과 23일 열린 광주 소상공인 엑스포 야시장에서 구매한 다양한 먹거리들. 2025.08.23 강은성 기자

이번 행사의 또 다른 의미는 지역 소상공인 제품이 단순 판매를 넘어 ‘상품화’되는 과정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엄마네돼지찌개’는 행사장을 계기로 정식 메뉴로 개발돼 관람객들 앞에 첫선을 보였다. 주최 측 관계자는 “엑스포가 단순 소비가 아니라 지역 상권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되는 장”이라고 강조했다.

행사 현장의 열기는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네이버는 ‘소상공인을 담은 클립(소담클)’ 채널을 통해 광주의 명소와 소상공인 가게를 짧은 영상으로 소개했는데, 이미 조회 수가 50만 회를 넘어섰다. 행사장에 직접 오지 못한 시민들도 영상을 통해 광주의 여름밤을 간접 체험했다.

지난 22일과 23일 열린 광주 소상공인 엑스포 야시장 모습. 2025.08.23 강은성 기자
도심 속 여름 축제…“경기 침체? 광주엔 없다”

밤이 깊었지만 공연 무대 앞은 여전히 붐볐다.

지역 댄스팀과 버스킹 공연이 이어지자 시민들은 휴대폰 불빛을 흔들며 호응했다.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소상공인은 “폭염도, 경기 침체도 오늘만큼은 잊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와줘 힘이 난다”고 말했다.

'뉴진스님'이라는 '부캐'로 활동하는 개그맨 윤성호씨는 디제잉을 하며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는 '힘든 시기도 이또한 다 지나간다'는 희망찬 메시지를 불경 스타일의 랩으로 읖조리며 참가객과 소상공인의 힘을 북돋웠다.

이틀간 수만 명이 다녀간 이번 ‘광주 소상공인 엑스포’는 단순한 장터를 넘어, 지역 경제와 공동체가 어우러진 도심 속 여름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esth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