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렌털이 대세"…귀뚜라미, 구독시장 정조준

초기 비용 낮추고 '관리 서비스'로 고객 충성도 높인다
올해 렌털 시장 100조 규모 전망…"현금 확보에도 효과적"

충남 아산 귀뚜라미 보일러 공장 (귀뚜라미 제공)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보일러업체 귀뚜라미가 전문 렌털업체 현대렌탈케어와 손을 잡고 렌털 사업에 뛰어들었다. 경쟁사 경동나비엔(009450)이 구독 사업부를 분사하며 렌털 시장 공략에 나서자 귀뚜라미 역시 렌털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보일러 2강이 나란히 렌털 사업에 나선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귀뚜라미는 최근 현대렌탈케어의 라이프 토탈 홈케어 브랜드 현대큐밍을 통해 가정용 보일러 렌털 서비스 '따숨케어'를 출시했다.

'따숨케어'는 귀뚜라미의 고효율 친환경 보일러를 초기 구매 비용 부담 없이 월 3만 원대의 합리적 가격에 제공하는 렌털(구독) 상품이다.

따숨케어 렌털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는 모델은 △귀뚜라미 거꾸로 ECO 콘덴싱 L20 가스보일러 △귀뚜라미 트윈알파 ECO L11 가스보일러 등 2종이다.

귀뚜라미는 소비자 편의를 강화하기 위해 렌털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귀뚜라미에 따르면 가정용 보일러는 설치 후 장기간 사용되는 대표적 내구재 제품이지만 보일러실 등 별도 공간에 위치해 고장 발생 전까지 제품 문제를 인식하기 어렵다. 이에 따숨케어를 통해 설치부터 정기 점검, A/S(사후관리)까지 전 주기를 관리하는 모델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따숨케어 이미지 (귀뚜라미 제공)

한 번에 목돈을 지출해야 하는 부담도 덜 수 있다. 보일러 모델을 시작으로 렌털 서비스를 시작해 향후 서비스 라인업을 지속해 확장할 예정이다.

귀뚜라미보일러 관계자는 "보일러 교체 시 목돈 지출의 부담을 덜 수 있으며 설치 이후에도 장기간 전문가들의 관리점검을 통해 더욱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렌탈 서비스 라인업을 지속 확장해 나가겠다"고 했다.

경쟁사 경동나비엔은 한발 앞서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경동나비엔은 올해 4월 3D 에어후드 등 제품을 렌털하는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표 서비스인 '환기청정기 매직플러스'는 경동나비엔의 3D 에어후드 제품과 환기청정기 제품을 임대해 사용하는 형태다. 제품 렌털에 더해 필터 교체 등 주기적인 제품 관리를 도와준다. 각각 제품을 패키지가 아닌 별도 서비스로 렌털할 수도 있다.

지난달에는 구독사업 부문을 분리해 자회사인 '경동C&S'를 설립했다. 구독 대상을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하고 이에 맞는 최적의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회사 분리를 결정했다.

경동나비엔은 최근 구독 상품을 사계절매트(온수매트) 등으로 확대했으며 조만간 제습환기청정기 상품 출시도 준비 중이다. 경동나비엔도 향후 보일러 등 구독 제품을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나비엔 숙면매트 사계절 Air 제품 이미지 (경동나비엔 제공)

국내 보일러 2강이 구독 서비스에 뛰어든 배경은 렌털 시장의 성장세와 무관하지 않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 원에서 올해 100조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코웨이 등 국내 대표 렌털업체들은 불황 속에서도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코웨이는 1분기 1조 1749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역대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통상 렌털 시장은 초기 비용 부담이 적어 불황에도 안정적인 업종으로 평가받는다.

렌털 사업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 확보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제품을 일시불로 판매할 때와 달리 매달 정기적으로 렌털료가 들어오기 때문에 현금 유입이 일정하고 예측 가능해진다.

지난해 현금성 자산이 큰 폭으로 감소한 귀뚜라미 역시 렌털 사업 진출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는 모습이다. 귀뚜라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44억 원으로 전년(490억 원) 대비 29% 감소했다. 579억 원이던 2022년과 비교하면 40% 줄어든 수준이다.

타제품 대비 긴 보일러의 교체 주기를 단축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보일러는 평균 10년 정도 사용하는 장기 내구재다.

그런데 이를 렌털 서비스로 판매하면 계약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최신 모델로 교체하거나 재계약을 유도할 수 있다. 제품 판매 주기가 짧아지면 기업은 장기적으로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렌털 사업은 당장 큰돈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고객을 장기적으로 묶어두고 꾸준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라며 "여기에 소비 트렌드도 소유에서 이용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번 렌털 계약을 맺은 소비자는 추가 제품 구매 시에도 관리 편의성 때문에 동일 브랜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