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기이륜차는 진화하는데…보조금은 中 저가품 구매 지원
국내산업 육성에 역효과, 中제품 구매에 국부 유출
원가·원산지 검증 절차 강화로 '형평성' 맞춰야
- 임해중 기자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전기이륜차 구매 보조금 제도가 중국산 수입제품 보급 확대에 쓰이며 국내산업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견기업들이 전기이륜차 시장에 진출해 배터리 교환형 모델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중국산 제품에 혜택이 집중되는 구매 보조금 제도는 그대로다.
일부 중국산 전기이륜차의 현지 판매 가격은 구매 보조금을 밑도는 경우도 있다. 중국으로 보조금 혜택이 새어 나가고 있다는 의미로 제도 손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8일 전기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반영한 전기이륜차 구매 보조금 예산은 180억원이다. 2만대가량의 구매를 지원할 수 있는 규모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보조금 신청을 접수받아 집행 중이다. 국비와 지방비를 더한 구매 보조금은 대당 85만원에서 300만원 정도다.
보조금 대상 모델의 80% 이상은 중국산으로 알려졌다. 보조금의 상당부분이 중국산 수입·유통업체 구매비용 보전에 쓰이며 국내기업 성장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농기계 제작 기업인 대동은 이달 열린 부산모터쇼에 참가해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를 공개했다. 도심주행에 유리한 전기이륜차 사용 업종이 배달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해 라이더 편의를 위한 4개의 휴대폰 거치대를 장착했다.
대부분 제품을 국내 생산하는 DNA모터스도 이번 모터쇼에서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ED-1)를 전시했다.
중견기업들이 전기이륜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기술진화에 나섰지만 구매보조금 제도가 국내기업들에게 불리하게 작동하다보니 설 자리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가뜩이나 싼 중국산에 보조금 혜택이 몰려 국내 기업들 제품은 가격 경쟁력에서 아예 밀리고 있다.
중국 현지 판매가격이 구매보조금 보다 낮은 경우도 있다. 한 수입업체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전기스쿠터의 국내 판매가격은 400만원가량이다. 해당 모델은 지자체 보조금을 더해 200만원이 넘는 지원금이 할당돼 왔다.
이 전기이륜차의 중국 현지 판매가는 150만원을 조금 웃돈다. 약간의 업그레이드를 거치긴 했으나 현지 판매가격이 20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
중국 전기이륜차의 소매가격은 원가에 부가세 17%를 붙여 책정된다. 제품이 국내에 수입될 때는 관세 8%와 부가세 10%가 적용된다. 원가가 같다고 가정하면 수입가격이 중국 현지 소매가 대비 2배가량 높을 요인은 없다.
정부 지원금이 수입업체의 구매비용 보전에 쓰이고 이들 기업은 내수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해 이중으로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같은 보조금 제도는 국내 전기이륜차 생산기반 약화로 이어진다. 국내 중견기업들 분투에도 불합리한 보조금 제도가 중국산 전기이륜차의 내수시장 잠식을 부추길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전기이륜차 업체들은 원산지와 원가를 검증해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저품질의 중국산 전기이륜차 보급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감안해야 한다"며 "구매 보조금보다 싼 수입제품에 지원이 이뤄지면 국내 예산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원산지와 원가에 대한 검증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haezung22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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