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봉 中企옴부즈만 "규제 철폐 왜 안되냐구요? 공무원에 파격 혜택줘야"

'처벌'에서 '지도' 위주 행정부 감사 '틀' 바뀌어야
생맥주 배달 허용 가장 기억 남아…옴부즈만은 규제 '재단사'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김현철 기자 = "규제 풀어 경제에 도움 줬다면 사무관을 서기관으로 과감히 승진시킬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지난 3년간 규제 개혁을 위해 현장을 뛰면서 체득한 결론이다. 현장에서 규제를 직접 집행하는 공무원이 바뀌지 않는다면 '규제 철폐'는 불가능하다는 것. 특히 '처벌' 위주인 감사를 '지도' 위조로 바꿔야만 현장 공무원들이 규정을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관행을 바꿀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박 옴주즈만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동덕빌딩 집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모든 정부가 규제 개혁을 왜 쳤지만 성공하지 못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 ⓒ News1 민경석 기자

◇ "공무원이 바꿔야 규제 없앨 수 있어"…파격 승진·감사원 제도 개편 등 필요

박 옴주즈만은 이날 여러 차례 "공무원이 바뀌어야 확실히 규제를 없앨 수 있다"며 이를 위해 파격적인 승진과 감사원 제도 개편(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규제를 철폐한 공무원들에게 상도 주고 훈장도 주지만, 아직도 공무원들은 규제에 소극적"이라며 "왜 그럴까?에 대해 그동안 많은 고민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외국의 사례를 소개하며 "미국과 프랑스는 재량면책, 민사제재 감면, 적극행정 제도화 등을 통해 규제를 철폐할 수 있는 공직 사회를 조성하고 있다"며 "심지어 호주는 국가의 규제에 의해 피해를 입은 국민들에게 경제적인 보상까지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호주는 '행정결함 피해보상제도'와 '은혜적 금전보상제도', 미국은 공무원에 대한 '재량면책'과 '민사제재 감면', 프랑스는 '적극행정 면책제도'를 운영 중이다.

박 옴부즈만은 "현장에서는 '감사원 감사'가 무섭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듣는다. 감사원이 처벌 위주의 감사보단, 지도 위주의 감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감사원법 개정을 통해 공무원들이 좀 더 과감히 규제 철폐를 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역시 규제를 푼 공무원들에게 인사상 이익을 확 줄 필요가 있다"며 "가령 규제를 풀어 대한민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사무관에서 서기관으로 한 번에 승진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렇게 규제를 풀었을 때 과감히 인센티브를 받는 사례들이 나올 때 공무원들이 소극적인 자세에서 적극행정을 통한 규제 타파에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 ⓒ News1 민경석 기자

◇ 생맥주 마시면서 행복한 국민 모습 잊을 수 없어…각 기업 특성·규모 맞는 규제 필요

박 옴부즈만은 3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규제 철폐 사례로 "무더운 여름철 한강 공원에서 치킨에 생맥주를 마시면서 행복해하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생맥주 배달 허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웃으며 답했다.

그는 "생맥주 배달 규제 철페는 단순히 기업뿐만 아니라, 국민의 삶이 편리해졌다는 점에서 더 인상이 깊다"며 "소상공인들은 매출이 증가됐고, 소비자는 수제 맥주를 집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 철폐 전에는) 치킨 등 배달 음식 주문 시 캔·병에 담긴 주류는 판매가 허용되었지만 생맥주는 금지대상이었다"며 "저희 옴부즈만이 기획재정부에 생맥주의 배달을 허용해 줄 것을 건의해 합법화됐다"고 설명했다.

박 옴부즈만은 규제를 '신발'에 비유하며, 각 기업 특성과 규모에 알맞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흙이나 돌부리로부터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발을 신는다"며 "규제도 마찬가지다. 무질서로부터 규정을 통해 기업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각 기업의 특성과 규모에 맞는 규제(신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100m 달리기 혹은 마라톤(42.195km)을 뛸 때, 슬리퍼나 하이힐을 신지 않는다. 반면, 제대로된 신발을 신으면, 눈·비가 오거나 질퍽거리는 진흙탕 위도잘 헤쳐나가 우수한 성적 발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옴부즈만 역할은 이같이 기업에 맞지 않는 규제를 뜯어고치는 '재단사'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각 기업에 꼭 맞춘 규제개선으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 ⓒ News1 민경석 기자

◇ '규제 해결사 '中企 옴부즈만…"후배 기업들에겐 다른 경영 환경 만들어줄 것"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옴부즈만'이라는 이름 자체가 생소하다. 쉽게 말해, 중소기업 옴주즈만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겪고 있는 규제를 찾아서 해결해 주는 공직자다. 일종의 '규제 해결사'인 셈이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중소기업기본법 제22조에 의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추천과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무총리가 위촉한다. 직위는 차관급이며 '기존 규제 정비 및 중소기업 애로사항 해결'이 주된 업무다.

4대 옴부즈만인 박주봉씨는 지난 1987년 8톤 덤프트럭 한 대로 무연탄 화물운송을 시작해 총 매출 1조5000억원이 넘는 기업을 만들어낸 입지적인 인물이다. 대주·KC그룹에는 △공기업인 한국종합화학을 인수해 사명을 바꾼 '케이씨' △철구조물 회사인 '대주중공업' △단열 이중 보온관 업체인 '대주이엔티' △자동차 내외장 부품 기업인 '대주정공' △건설사 '케이디종합건설' 등 10개 기업이 포진해 있다.

그는 30여년 동안 기업을 운영하면서 규제에 발목 잡힐 때마다 '후배 기업들에겐 다른 경영 환경을 만들어줘야겠다'라는 다짐을 굳게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옴부즈만이란 제도를 보고, 옴부즈만이 되면 다짐을 실천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실제 그는 단순한 다짐을 넘어 꾸준히 옴부즈만이 되기 위해 기다리고 노력했다. 박 옴주즈만은 지난 2대 옴주즈만 공고 때부터 3차례 옴부즈만에 지원했고, 결국 간절한 마음이 통했는지 삼수 끝에 지난 2018년 2월 '4대 중소기업 옴부즈만'에 위촉됐다.

4대 옴부즈만 임기는 다음해 2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법률상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 김문겸 전(前) 옴부즈만은 2대·3대 옴부즈만을 역임한 바 있다.

중기부 안팎에서는 박 옴부즈만이 무난히 연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hoh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