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봉 대표 "회사가 필요한 건 다 있다"…'아이마켓코리아 2.0' 선언

脫삼성 10년…"한국판 '그레인저' 꿈, 세계최고 MRO회사로 도약"

남인봉 아이마켓코리아 대표는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빌딩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아이마켓코리아2.0'에 대해 선언했다. 2020.3.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대담=서명훈 산업2부장 조현기 기자 = "이 물품은 애매하네…도대체 어디서 사야될까?"

올해 초 인사이동으로 총무과로 자리를 옮긴 A과장은 요즘 하루에도 몇번씩 이런 질문을 한다. 며칠 전 비오는 날 회사 입구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직원을 보고 '미끄럼 방지 테이프'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은 회사 인근 사무용품 전문점이나 쿠팡과 같은 온라인몰에서 물건을 구매했다. 하지만 직원들이 요청한 자동판매기나 공장에서 기름이 유출 됐을 경우를 대비한 '유흡착재'는 어디서 사야할 지 막막하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면 찾을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바가지'를 쓰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될 때가 많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 주는 곳이 소모성기업자재구매대행(MRO) 회사다. 기업인들이 핵심 자재를 제외한 소모성 물품을 조달해 주는 곳이다. 경영자나 직원들이 핵심 역량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셈이다.

국내 1위 MRO 업체 아이마켓코리아는 너트·볼펜·A4용지와 같은 물품부터 중장비·의료기기까지 회사 운영에 필요한 세상의 모든 물품을 찾아서 구매대행해 준다.

특히 최근 마스크 대란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원투수'로 등장하면서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정부는 전문무역상사인 아이마켓코리아를 통해 해외에서 싼 값에 원부자재를 조달, 중소기업에 공급하기로 했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아이마켓코리아 남인봉 대표를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본사 18층 집무실에서 만나 앞으로의 비전을 들었다. 그의 비전은 '아이마켓코리아2.0'과 '한국판 그레인저'로 요약된다.

남인봉 아이마켓코리아 대표는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빌딩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아이마켓코리아의 목표와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2020.3.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 '아이마켓코리아2.0'…"사업자 등록증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이용가능"남인봉 대표가 구상하는 '아이마켓코리아2.0'의 핵심은 고객층 확대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 위주에서 벗어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까지 아우르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우리 아이마켓코리아는 기업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사업자 등록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을 막론하고 어느 누구든 우리 플랫폼을 방문하게 만들고 싶다"며 "대기업·공장 중심의 MRO기업에서 이제는 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공장에서 병원·학교·국방·오피스·베이커리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마켓코리아 2.0은 지난 2~3년 남 대표를 괴롭힌 화두였다. 창립 20주년을 맞아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구상들이 집약된 것이다. 아이마켓코리아 2.0 역시 기본에서 출발한다. 그가 생각하는 기본은 △Big Selection(풍부한 구성) △Low Price(Good price)(좋은 가격) △Fast Delivery(빠른 배송) 등 3가지다.

남 대표는 "그동안 아이마켓코리아는 대기업과 공장 분야에는 이 세 가지 원칙이 잘 갖춰진 플랫폼으로 역할을 했지만 다른 곳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3대 원칙에 따라 다양한 직군과 기업들이 가진 니즈(needs)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으로는 인수합병(M&A)과 체계적인 물류 센터 구축을 꼽았다. 남 대표는 "이런 구상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필요한 투자나 인수를 고려 중"이라며 "3가지 원칙에 입각해 구상을 현실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얼마전 경기도 동탄에 B2B 전용 물류 센터를 오픈했다"며 "B2B는 인터파크, 쿠팡 등 B2C와 구매행태가 다르다며 이전보다 좀 더 B2B에 알맞게 효율적으로 재고 컨트롤 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남인봉 아이마켓코리아 대표 2020.3.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 남인봉 대표 "대한민국의 그레인저 꿈꾼다…세계최고 MRO회사될 것"

남 대표의 두번째 구상은 '한국판 그래인저'다. 특히 제조업 발전과 MRO기업 발전은 함께 비례 관계를 이루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한국 제조업 수준이 세계적인 만큼 아이마켓코리아 역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남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유통업, 특히 MRO산업에 대해서는 '잡자재'라고 비하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MRO산업은 기업의 불필요한 재고 부담을 줄이고, 자금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회사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조업 강국인 미국은 그레인저, 일본은 모노타로라는 대형 MRO 회사들이 있고, 이런 회사를 통해 제조 기업들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제조업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그레인저와 모노타로 같은 세계적인 MRO기업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이제 아이마켓코리아는 국내 1위 MRO 사업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레인저와 모토타로처럼 세계적인 MRO회사로 성장할 것이고,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줘서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남 대표는 아이마켓코리아뿐만 아니라 MRO와 유통업계 전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부탁했다. 국가와 국민이 유통업과 MRO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있을 때, 업계와 아이마켓코리아가 성장할 수 있다는 고민 때문이다.

남 대표는 "MRO산업을 비롯한 유통업에 대해 우리 사회가 아직 실제 가치보다 낮게 보는 경우가 많다"며 "유통업과 MRO산업을 좀 더 따뜻한 시선을 바라봐주실 것을 국민과 정부에 간절히 부탁한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국민과 업계의 따뜻한 관심이 큰 힘이 된다"고 호소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빌딩(인터파크·아이마켓코리아 사옥) 2020.3.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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