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도 협력이익공유제 '무조건' 찬성 안해… "반시장적"vs"양극화 해소"

"제도 부작용으로 중기에 어려움 줄까 우려"
"소득 격차 완화하고 경쟁력 한단계 높일 것" 기대감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협력이익공유제는 시장 경제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기업의 국내 투자 위축으로 중소기업에 어려움을 줄까 걱정된다." (주요 중소기업 경제단체장 A씨)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해소하고 우리 경제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중소기업중앙회 논평)

'협력이익공유제도'의 혜택을 받는 중소기업인도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협력이익공유제란 사전 계약 내용에 따라 대기업이 이익 일부를 중소기업과 분배하는 제도다.

정부가 대·중소기업 간 소득 격차를 줄이기 위해 야심 차게 내놓은 정책으로 내년 상반기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반시장적'이라는 비판에, 제도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 논란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 "대기업의 사업장 해외 이전 부작용 우려"

중소 제조업체 대표 B씨는 11일 <뉴스1>과의 전화 통화에서 "협력이익공유제는 한마디로 이론만 앞세우고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 같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주요 중소기업 단체장을 역임했던 그는 "동반 성장을 강조하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한국 산업계는 근본적인 문제인 대·중소기업 간 '갑을 관계'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중소기업 상생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무리하게 추진했다가는 일종의 '과속'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B씨는 "대기업들이 국내 중소기업이 아닌 해외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을 가능성도 크다"며 "성과를 나누라는 메시지를 납득할 만한 대기업이 실제로 얼마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이 국내 협력업체와 거래를 중단하면 중소기업들은 고용 유지가 힘들 정도로 경영 상황이 나빠진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경제계는 협력이익공유제에 대해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제도 적용을 피해 해외로 사업장을 이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협력이익공유제에 반대하는 중소기업인들은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반시장적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요 중소기업 단체장인 A씨는 "대·중소기업 간 소득 격차가 워낙 심각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협력이익공유제는 시장 경제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갖춰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방안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위계적 구조 해소해야, 경제 전반에 활력을 넣을 것"

다만 협력이익공유제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대·중소기업 간 소득 격차가 날로 심해지는 데다 '단가 후려치기' 같은 불공정 거래 관행도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이 제도와 비슷한 성격의 성과공유제를 시행 중이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해 더 '강력한' 대책의 하나로 협력이익공유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성과공유제란 사전 합의한 비율에 따란 원가 절감분을 협력업체와 대기업이 나누는 게 골자다. 가령 원가 10원을 절감했다면 대기업과 협력기업이 5원씩 나눠 갖는 식이다. 원가 절감이 되면 제품 판매 가격은 저렴해져 더 많이 팔릴 수 있다. 그러나 성과공유제를 도입한 협력업체는 이 제품 판매에 따른 이익을 공유할 수 없다.

반면 협력이익공유제는 제품 판매 이익도 협력업체와 공유한다. 협력이익공유제는 성과공유제보다 범위가 더 넓고 지원 수준도 높은 셈이다. 정부는 협력이익공유제를 도입한 기업에 세제 혜택을 포함한 21개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정부와 여당은 협력이익공유제를 기업에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자율에 맡겨 시행할 수 있도록 도입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동주 중소기업연구원 상생협력연구본부장은 "대·중소기업 간 위계적 구조가 여전한 상황에서 협력공유이익제도를 기업 간 거래의 한 형태로 받아들여 발전시키면 좋을 것"이라며 "외국도 협력공유이익제 방식의 지원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도 논평을 통해 "협력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이 협력 중소 기업의 납품단가 정보를 별도로 요구하지 않고, 공동의 노력으로 달성한 재무적 성과를 공유해 대·중소기업간 영업이익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이 단체는 "제조업 분야의 생산혁신·기술혁신을 유도해 대기업뿐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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