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아프고 열나요"…동네의원 냉방병 환자들로 '북적'

"여름감기 환자 10~20% 늘어"…2시간 간격 환기

무더위로 인해 에어컨 바람을 많이 쐬 냉방병에 걸려 동네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냉방병으로 동네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오듯이 하는 탓에 실내에서 장시간 에어컨 바람을 쐬다가 두통, 열증상 같은 냉방병이 생겨서다. 올 7~8월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여름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냉방병 환자들이 10~20% 정도 늘었다는 동네의원들이 많다.

7일 서울시 동대문구에 위치한 중앙성모내과의원에 따르면 진료받은 냉방병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머리와 목이 아프고 소화불량 증세를 호소했다. 노약자보다는 실내에서 찬바람을 쐬는 20~40대 직장인들이 많았다.

이혁 중앙성모내과의원 원장(전 가톨릭의대 교수)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냉방병 환자들이 상반기에 비해 10~20%가량 늘어난 것 같다"며 "8월말까지는 냉방병 환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과전문의인 김금미 대한의사협회 공보이사는 "냉방병은 실내와 외부의 온도차가 클 때 생기는데 덥다고 오랫동안 에어컨 바람을 쐬면 면역력이 떨어진다"며 "올여름 냉방병 환자들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냉방병 외에도 목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아 물을 많이 마시고 자주 양치를 하도록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냉방병은 의학적으로 규정된 병명은 아니지만 실내와 실외 온도차가 심해지면서 두통과 신경통, 요통(허리 통증), 위장장애 같은 증상을 겪는 여름감기로 볼 수 있다. 공기가 탁한 실내에서 장시간 에어컨 바람을 쐬면 냉방병에 잘 걸린다.

실내에서 에어컨을 1시간 이상 틀면 습도가 30~40% 수준으로 줄어들고 호흡기 점막이 말라 면역력이 떨어진다. 덥더라도 실내기온은 24~26도로 유지하고 따뜻한 차나 물을 수시로 마시는 게 좋다.

외부활동 후 실내로 들어오자마자 에어컨 앞에서 정면으로 찬바람을 쐬는 것도 냉방병에 걸리는 지름길이다. 평소 긴소매 옷을 여벌로 준비했다가 추위가 느껴지면 껴입어야 냉방병을 예방할 수 있다. 에어컨을 틀면 최소 2시간 간격으로 환기해야 한다. 냉방병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가 필요없는 대증요법으로 관리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단을 받아야 한다.

신현영 서남의대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냉방병은 컨디션과 면역력이 떨어져 생기는데 찬바람에 노출된 직장인들이 많다"며 "업무 스트레스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냉방병은 결국 더위를 어느 정도 감수하는 생활습관으로 예방한다"며 "무작정 에어컨을 끼고 살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어컨을 정기적으로 청소하는 것도 중요하다. 에어컨 냉각수가 지저분하면 바람을 통해 레지오넬라균이 뿜어져 나와 근육통과 열이 생기는 감염병인 레지오넬라증에 감염된다.

레지오넬라증은 잠복기가 2~12일이며 감기 증상뿐 아니라 몸이 쑤시고 아픈 독감, 증상이 심한 경우 폐렴으로까지 발전한다. 조수현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냉방장치는 평소 물을 자주 갈고 소독해야 한다"며 "열이 나고 근육통 증상이 있으면 레지오넬라증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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